이수화학, 영구채 발행 나선 이유는
CB 만기 30년 설정…부채비율, 76.4→54.4%로 낮아져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이수화학이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금 조달은 전환사채(CB) 발행 구조이나 향후 동일 조건으로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수화학은 지난 14일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신영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포코스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쿠폰금리와 만기이자율은 각각 3.0%다. 전환가액은 1만1284원으로 발행후 1년후인 2019년 8월16일부터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전환에 따라 신규 발행될 주식은 443만1052주다.


CB 만기는 2048년까지 30년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만기 5영업일전 한국예탁결제원에 사전통지하면 동일한 조건에 만기를 지속해 연장할 수 있다. 기한이익 상실조건도 배제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영구채와 유사한 구조다.


발행조건도 발행사인 이수화학에 유리하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전환가 조정(리픽싱)은 부여되지 않았다. 반면 3년내 발행규모의 40% 수준에서 매수선택권(콜옵션)이, 발행후 3년이후 사채 전량에 대한 중도상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확충과 함께 부채비율 감소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영구전환사채는 만기 현금 상환 의무가 없어 회계상 자본으로 처리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이수화학은 기타자본항목 131억원 가량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CB발행을 통해 자본 총계는 7625억원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76.4%에서 54.4%로 낮아졌다. 발행인이 원리금을 중도상환 할 수 있는 매수선택권(콜옵션)이 붙어있어 전환권이 행사되면 이수화학도 매수선택권을 행사해 발행주식 희석 최소화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CB발행의 형태는 아닌 구조”라면서도 “발행사 입장에서 금리가 3%로 최근 자본시장 조달금리보다 높다는 점은 부담이나 자본으로 계상돼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고 주담대 비율이 높은 대주주의 지분희석 우려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구채 발행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화학의 최대주주인 이수가 보유주식 531만9911주 중 90%가량인 490만주에 대해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탓에 지분 희석 우려가 낮은 영구채 발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한편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이수그룹은 고부가 제품의 생산설비 확충과 그린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한 스마트팜 건설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부가 화학 첨가제인 노말옥틸메르캅탄(NOM) 및 노말도데실메르캅탄(NDM)의 생산설비 확대와 중국 신장성 지역내 스마트팜 건설을 추진 중인 이수화학으로서 자금 확보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 영구채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세연 기자 ehouse@paxnet.kr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