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재도약
올해도 자사주 매입 1조 넘길까
①1일 종가 기준 PBR 2.34배…기업가치 개선에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8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제공=셀트리온)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올해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가순자산배율(PBR)이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인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자사주 매입에 주력사업 성과까지 더해진다면 앞으로 기업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6일부터 26일까지 자기주식 총 42만5895주를 780억7220만원에 장내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취득가액은 18만3313원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자기주식은 총 636만4653주로 전체 지분의 2.92%가 됐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셀트리온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일 종가 기준 2.34배다. 해당 수치는 전통 제약사인 종근당(1.74배)과 녹십자(1.08배)와 비교하면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유한양행(2.9배)이나 바이오의약품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5.91배)와 비교하면 낮은 편에 속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셀트리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 전략을 가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BR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야 한다. ROE가 상승하면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46억원이다. 단기금융자산까지 포함하면 7584억원에 달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셀트리온의 경우 토종 제약사와 비교하면 PBR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바이오기업들과 비교해선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힘써왔다. 셀트리온은 지난 1년간 누적 574만2688주(약 876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누적 566만5000주(약 375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양사의 자사주 매입액을 합하면 1조2500억원 규모다. 상장사 가운데 지난해 자사주 취득 신고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그룹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주주이익을 제고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올리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무엇보다 오너 의지가 강한 만큼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에 주가도 움직이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출시될 자가면역치료제 '짐펜트라' 등 3종 신약을 통해 향후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달 5일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18만원대 초반으로 상승한 뒤 같은달 29일에는 19만1200원까지 찍으면서 반등했다. 4월 1일에는 18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선 셀트리온이 주력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앞으로 기업가치가 더욱 오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이미 목표 주가를 올려 잡은 상태다. DB금융투자는 지난달 4일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2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같은날 유진투자증권은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신제품들의 매출 기여도가 3분기부터 커질 것이며, 미국 직판효과는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외형과 이익이 고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향후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높이고 보통주 1주당 500원씩 총 1037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도 결정했다.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이익은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측은 올해 자사주 매입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력 사업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해 주면 기업가치도 제대로 평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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