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 통합 첫 실적 '쑥'…비용절감 '톡톡'
저축성보험 의존도 낮추기…포트폴리오 개선 진행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라이프생명 사옥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KB라이프생명이 통합법인 출범 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대폭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 합병 따른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영업이익은 1280억원, 순이익은 93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익부문 1000%대 급성장…합병 시너지 눈길


KB라이프생명은 푸르덴셜생명이 올해 1월2일을 합병기일로 삼아 KB생명을 흡수한 뒤 이름을 바꿔 출범한 법인이다. 지난해 1분기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단순 합산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 101억원, 순이익 55억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KB라이프생명으로 출범한 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무려 1167%, 1604%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는 동안 수입보험료는 1년 전보다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산 수입보험료는 1조379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합산보험료는 8830억원에 그쳤다.


수입보험료는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로 영업수익과 비슷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KB라이프생명의 영업수익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증가한 것인데, 이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만나 시너지를 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KB라이프생명의 수입보험료는 감소했지만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한 점에 눈길이 간다. KB라이프생명은 올해 1분기 보험영업손익 7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산 실적(534억원)과 비교하면 45.5% 늘었다.


보험영업손익은 보험영업수익에서 보험영업비용을 뺀 값이다. 영업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보험료가 줄었음에도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했다는 것은 비용 절감에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KB라이프생명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전속 판매조직을 분리해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했다. 제판분리를 통해 설계조직 대형화 및 비용 효율화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는 규모의 경제효과 실현 및 영업기반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신계약 APE는 급감…포트폴리오 개선 과도기


KB라이프생명이 1분기에 1000%대에 이르는 가파른 이익 증가세를 보였지만, 주요 영업지표 중 하나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산 APE는 무려 9476억원이었다. 분기별로 평균 APE는 2369억원으로 볼 수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APE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보험사가 신계약을 통해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구한다. 보험 계약별로 보험료 일시납, 월납 등 납입 주기가 제각각인데 이를 1년으로 통일해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보험사의 향후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KB라이프생명의 1분기 신계약 APE가 대폭 줄어든 원인으로는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가 꼽힌다.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저축성보험 APE는 253억원이었다. 지난해 저축성보험의 분기평균 APE가 1254억원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80% 감소했다. 반면 보장성보험 APE는 지난해 평균 111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31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저축성보험 APE가 감소하고 보장성보험 APE는 증가한 덕분에 전체 신계약 APE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72%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APE 가운데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47.06%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저축성 보험은 만기가 돌아왔을 때 약정 이자를 더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사망·상해·입원 등 약관에 명시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손해율 관리에 용이하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신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보험계약마진(CSM)을 측정할 때도 보장성 상품의 계약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보험업계에는 보장성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KB라이프생명 역시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은 늘리는 과정에서 신계약 APE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상품 비중이 커지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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