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메가캐리어 등극…美반독점 기조에 대선 변수
아시아나 합병, 미국 DOJ 승인만 남겨둬…독과점 우려 해소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14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여정이 최종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인 미국에서 반독점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 등극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경쟁제한 우려를 씻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 만큼 최종 승인을 얻어낼 것이라는 긍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양상이다.


◆ DOJ, 제트블루 M&A 반대 기조 유지?…LCC와 FCS 시장 달라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EU의 경쟁당국인 EC(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을 승인 받았다. 이로써 14개의 필수신고국 가운데 13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마지막 관문인 미국의 경쟁당국 DOJ(법무부)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최대 난관으로 꼽혔던 EC 관문을 통과한 만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유럽 4개(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노선 이관 등 시정조치안을 내놓은 뒤에야 EC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9부 능선을 넘었음에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최근 자국 내 항공사간 M&A(인수합병)를 저지시킨 미국 DOJ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DOJ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관한 심사기한 연장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DOJ는 지난해 3월 현지 LCC(저비용항공사)인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하려 하자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1위와 2위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두 항공사가 합병하게 되면 LCC 시장의 경쟁이 제한돼 항공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지난 1월 법원이 DOJ의 손을 들어주면서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는 불발이 그쳤다.


◆ 아메리칸항공, 노선정리 후 US에어웨이스 인수 성사


올해 11월 열릴 미국 대선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의 '빅3'(유나이티드·아메리칸·델타) 중 한 곳인 유나이티드항공은 양사간 결합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이 성사되면 해외 주요 파트너사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의 주요 멤버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인수되면 동맹에서 탈퇴해 '스카이팀'(대한항공 소속) 가입이 유력시된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심화되면 DOJ는 자국 국적기인 유나이티드항공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관 섞인 시선에도 대한항공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게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서비스를 최소화해 가격을 낮춘 LCC인 제트블루의 사례를 FCS(대형항공사)에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다. 또한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들이 주요 고객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DOJ가 제트블루때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외국 항공사간의 합병에서 DOJ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따를 것이란 얘기다. 


과거 DOJ가 자국내 FCS간 M&A를 승인했다는 점도 대한항공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지난 2013년 아메리칸항공이 당시 5위인 US에어웨이스를 합병하려 하자 DOJ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아메리칸항공은 노선 정리와 일부 지상 시설 매각 등을 통해 기업결합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대한항공 역시 일부 미주 노선을 국내 LCC인 에어프레미아에 이관하는 등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세간의 우려와 달리 항공동맹이 이번 M&A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스타얼라이언스에 유나이티드항공이 속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카이팀에는 미국의 또 다른 국적 항공사인 델타가 속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추후 열리게 될 이해관계자간 의견 취합에 성실히 임해 마지막이 될 미국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 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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