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커머스 진출 선언…기존사업자 ‘긴장’
모바일 기반+막대한 이용자 보유, 네이버보다 더 ‘위협적’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 이커머스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사업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경우 플랫폼 기반이 모바일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만큼 네이버보다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사해 독립법인 ‘카카오커머스(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3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득해 12월1일 분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범위를 넘어 본격적인 커머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카카오커머스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며 “세부 사업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다음 쇼핑 등 기존 커머스 서비스와 함께 신설할 사업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카카오커머스의 사업모델이 11번가와 쿠팡 등 기존 오픈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톡’과 연계해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가 카카오톡이고,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이커머스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카카오커머스 설립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톡 이용자수가 증가하면서 카카오의 커머스 매출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의 IR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수는 지난해 4320만명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고, 커머스 매출은 2258억원으로 68.5%나 늘어났다. 즉 이커머스 사업 본격화에 따른 더 큰 수익이 기대되다 보니 신규 플레이어로 이름을 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역시 광고와 게임을 제외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가 쇼핑 뿐”이라며 “막대한 이용자와 트래픽을 가지고 있는 만큼 카카오의 이커머스 사업 진출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이버가 웹 기반 검색엔진 플랫폼으로 온라인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모바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네이버보다 카카오가 더 위협적인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카카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은 기존사업자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로운 빅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시장이 보다 빨리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e쿠폰 등 일부 사업영역의 경우 빼앗길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그러나 기존사업자와 경쟁을 하기 위해 카카오커머스 설립에 나선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외 제품의 국내 판매와 국내 사업자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히 어느 업체와 경쟁 또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카카오커머스를 설립하는 게 아니다”라며 “투자나 공격적인 M&A 등을 통해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고, 우리가 가진 인프라를 살려 새로운 형태의 이커머스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커머스 사업부문 분사를 결정하게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리아센터 M&A를 비롯해 세부 사업계획 등은 분사 이후 대부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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