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5주년 경영전략포럼]
"암울한 한국경제, 20년 뒤 성장률 1% 아래로"
이윤수 교수, L의 시대 한국경제 진단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0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우리나라의 장기 경제 성장을 전망해 보면 굉장히 우울하다. 10년 뒤에는 약 2% 정도의 성장률을 가져가고, 20년이 지나면 1%를 유지하기도 힘들 수 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L의 공포: 뉴 노멀이 된 장기 저성장 시대 극복 방안'을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2023 창립기념 경영전략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 경제는 고성장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상황이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이 교수는 '옛날에는 빠르게 성장했는데 지금은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저성장 문제를 바라봤다.


이 교수는 "한국 경제 성장률은 1970년대 평균 10~15%를 왔다 갔다 하다가 1980년대에 10% 미만으로 떨어진다"며 "1990년대에 들어서는 이보다 더 낮아지고 2000~2010년대에는 2%보다 더 낮은 수치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성장 시기에는 말 그대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국내총생산(GDP)도 빠르게 불어났다. 이 교수는 "70, 80년대에는 회사에서 연봉을 따로 올려주지 않아도 5년마다 월급이 2배로 뛰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며 "지금은 처음 연봉에서 은퇴할 때까지 회사에서 연봉을 올려주지 않는 한 월급 2배는 어려운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률 둔화는 ▲물적 자본 ▲취업자수 ▲인적자본 ▲총요소생산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중 이 교수는 총요소생산성에 주목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 생산성뿐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를 일컫는다. 


이 교수는 "어떤 투입 요소를 배제하고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효율성 혁신을 잘했다는 의미"라면서 "한국경제는 효율성의 강도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2010년대에는 총요소생산성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혁신 산업을 발굴하며 진화를 거듭해 왔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은 옷이나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제품이 주를 이뤘다. 이후 1980년대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 가전을 만들다가 TV, 자동차, 스마트폰 등 고부가치 제품의 생산 비중이 높아졌다. 


이 교수는 "전 세계 서플라이 체인을 보면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에서 높은 산업으로 꾸준히 진화했다"면서 "반도체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은 별로 답이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선진국들은 1인당 GDP가 약 5000불 수준으로 올라가면 제조업의 고용과 부가가치 비중이 동시에 떨어진다"며 "국가가 잘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이전 선진국들이 겪었던 탈산업화 경로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제조업의 고용 비중이 감소해도 부가가치 비중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였다. 이른바 '차이나팩토리'라고 불리는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한국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중간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조업의 고용이 줄었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부가가치 비중을 유지하고 탈산업화 현상을 어느 정도 지연시키면서 높은 생산성을 유지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생산성의 증가는 예전과 같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5% 이상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2~3% 정도로 낮고 증가율 자체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저조한 생산성이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장기 저성장 기조가 굳어짐에 따라 심각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노(NO)'라고 명확하게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 중 하나로 가계부채를 많이 이야기한다"며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총량이 많지만 금융위기 가능성을 보자면 별로 높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우리나라 장기 경제 성장을 전망해 보면 굉장히 우울하다"며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 성장률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은 ▲2030년 1.68% ▲2040년 0.97% ▲2050년 0.9% ▲2060년 0.44% 등으로 꾸준히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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