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안에 20조 몰린 MMF
주식·채권 약세에 대기성 자금↑···내년 상반기까지 불안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자산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금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증시가 이어지면서 대기성 자금 성격인 MMF에 자금을 넣어두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국내 자산운용사 MMF 규모는 163억4483억원으로 9월 말 142조6151억원 대비 20조8002억원 늘었다. 한 달 동안 MMF에만 20조원 넘게 자금이 몰린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자산운용사 AUM(순자산총액+평가액) 증가액은 21조8450억원으로 증가액 대부분이 MMF로 유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하반기들어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갈 곳 잃은 자금이 MMF로 몰려든 것으로 보고 있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대기성 자금으로 인식한다. 투자기간이 짧은 데다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적절한 투자처가 나타날 때까지 자금을 넣어둘 수 있어, 최근과 같은 증시불안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보관하기 위해 자금을 옮겨두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대표 시장 금리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2.044%로 마감해 3년 만에 연 2.0%를 돌파하는 등 채권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탓에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6월 14일 36조3000억원으로 올해 고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해 이날 현재 32조6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운용사 별로는 MMF 규모 상위 10개사에 13조8147억원이 유입됐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곳은 한화자산운용으로 같은 기간 MMF규모가 2조2929억원 늘었다. 이어 우리자산운용(1조9598억원), 하나UBS자산운용(1조7572억원), 교보악사자산운용(1조6089억원) 등 순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다만, 상위 10개사 중 NH-아문디자산운용 홀로 MMF 규모가 감소했다. NH-아문디운용의 MMF 규모는 9월 말 10조9134억원에서 지난달 10조7126억원으로 2008억원 감소했다. MMF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타 운용사와는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NH-아문디운용 관계자는 "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금융기관 고객이 현금 확보를 위해 환매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은 이 같은 MMF 쏠림 현상이 다음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0.18% 하락해 2920선에서 마감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환율하락 등 증시 불안이 다음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MF에 자금이 머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주식시장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기업마진이 압박을 받으면서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물가 상승률이 경제 성장률을 넘어서며 주식시장을 압박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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