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신탁, 1Q 영업익 흑자…'풍요 속 빈곤'
차입형신탁 수주 1건…부동산 시장 침체 원인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7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지만 차입형토지신탁 수주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한투신탁은 부동산신탁업 인가 획득 후 4년차에 들어선 신생사다. 부동산신탁업계는 회사가 불안정한 차입형토지신탁 대신 기존에 영위하던 담보신탁 사업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한투신탁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77억원으로 전년동기(23억원) 대비 234.08% 증가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말 달성한 영업이익 43억원을 3개월 만에 따라잡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기존의 브릿지형 담보신탁을 확대한 것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담보신탁보수는 24억원으로 전년동기(5억원)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토지신탁보수도 15억원에서 41억원으로 170.82% 증가했다.


브릿지형 담보신탁은 개발 진행 과정에서 토지를 담보로 토지 중도금과 잔금 등 매입비용을 대출받을 때 사용하는 신탁사업이다. 개인이 저축은행 등에서 아파트와 상가 등 소형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사용하는 보통의 담보신탁과 달리 토지신탁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 받는다. 올해 1분기 토지신탁보수의 증가도 브릿지형 담보신탁의 증가에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고수익 사업으로 꼽히는 차입형토지신탁 사업 수주는 부진했다. 회사가 현재까지 수주한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은 3건, 70억원에 머물렀다. 이 중 지난 1월에 수주한 사업 1건이 1분기 영업수익에 반영되며 신탁계정대 이자수익 2201만원을 함께 인식했다. 현재까지 신생 신탁사 3곳(한투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중 가장 많은 사업을 수주했음에도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신탁계정대를 통해 토지소유주에게 사업 자금을 대여하고 신탁보수와 이자수익을 함께 챙긴다. 신탁사가 사업자금 조달에 참여하기 때문에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선 올해 초부터 이어진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것이 차입형토지신탁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한다. 한투신탁은 무리하게 차입형토지신탁을 수주하는 대신 위험이 적은 사업 중심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예정이다.


한투신탁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상황에서 차입형토지신탁을 무리하게 확대할 이유가 없다"며 "안정적이고 위험이 적은 사업을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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