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대우證 인수 반대” 노조·주주 반발, 박 회장은 해외출장 中

[신송희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증권의 KDB대우증권 인수에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완전고용 승계를 주장하는 대우증권 노조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고, 주가하락으로 주주권익 훼손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은 매각 저지를 위해 표를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간의 합병으로 자본금 8조원의 거대 글로벌 투자(IB)회사의 탄생이 임박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그리는 대로 합병 시너지가 발생하려면 외형적 화합을 넘어 유기적 화합이 필수다. 하지만 현실은 실질 심사 전부터 부화합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소액주주는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권익 훼손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다. 합병후 대우증권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향후 미래에셋과 대우증권간의 합병 비율 산정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산정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의 주가는 합병 발표가 있었던 지난 24일 1만200원에서 7000원대로 떨어졌다.


더욱이 미래에셋은 지주 차원이 아닌 증권사가 나서 인수하는 구조로, 향후 양사 합병시 재무제표 훼손, 신용등급 하락, 주가 하락 등이 예상돼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도 양사의 투자의견을 미래에셋증권은 ‘중립’에서 ‘매수’로, 대우증권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이에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인수를 막기 위해 법원에 매각절차 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 대표는 19일 “이번 인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이 소액주주들이 껴앉는 구조로 대우증권 노동조합과 함께 힘을 모아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주명부만 확보되면 최소 3000만주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까지 220명 가량의 회원수 모집과 함께 인터넷으로 받은 위임만 200만주가 육박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 역시 강경 대응을 준비중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장 큰 이유다. 대우증권은 완전고용승계를 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합의서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은 대우증권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점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말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하면서 세부적인 고용안정 방안 및 노사 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돼 20일까지 파업여부를 결정지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미래에셋증권이 차입금으로 합병을 진행하고 있어, 통합 법인 출범후 차입금이 궁극적으로 합병 법인의 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판단, 매각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대우증권 소액주주모임과 연대해 매각 반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자용 노조위원장은 “여러 문제들에 대한 법률검토를 받아 인수합병이 부당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정무위 의원들에게 피력할 것”이라며 “먼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와 대우증권 노조가 인수협상자인 미래에셋을 목표로 반대의사를 펼치고 있지만 미래에셋측은 현재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부재 중이다. 새로운 투자처 발굴을 위해 3월초까지 2개월간 미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의 해외법인과 글로벌 시장을 점검차 해외출장에 나섰다. 오너의 부재로 잡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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