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IT 분야 실수요 회복돼야 메모리반도체 반등"
업황은 개선세 유지하지만 IT 수요는 불확실성 존재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손명박 기자]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시장 규모가 큰 모바일, PC, 범용 서버 등 전통 IT 분야에서 유의적인 실수요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26일 보고서에서 "앞으로 12개월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감산 기조로 재고 부담이 완화되며 가격이 반등하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D램 채용량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HBM(High Bandwidth Memory)이 통상적인 D램과 달리 ▲수요 대비 제한적인 공급 능력과 ▲고객사와의 기술 협업으로 연간 공급 스케줄에 근거한 주문형 판매 방식으로 출하되고 있다며 이는 제조사에 가격 안정성과 높은 이익을 제공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나신평은 인플레이션, 고금리 기조를 비롯한 부정적인 세계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IT 제품 소비 확대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이어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 정책이 중국에 생산 시설을 보유한 국내 메모리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으로의 EUV(Extreme Ultraviolet) 장비 반입 차단이 국내 기업의 중국 내 팹(실리콘웨이퍼 제조 공장) 공정 첨단화를 제약할 수 있으며, 같은 팹에서 다음 세대 칩을 생산하려면 국내 EUV 라인과의 협업이 필요하므로 생산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가동하는 공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총 5% 이내에서만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팹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또한 반도체 생산을 미국 자국 내로 내재화하려는 미국 공급망 재편 전략으로 국내 메모리반도체사의 투자 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약 2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주에 패키징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나신평은 이러한 공장 설립 이후 칩 양산 과정에서도 고금리와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영 비효율성 등으로 높은 비용 부담이 동반될 것을 예상했다.


나신평은 2021년과 2022년 공격적인 투자 후 업황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메모리반도체사의 재무 부담이 높아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신용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잉여현금창출을 통한 재무 부담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신평은 AI 산업 발전에 따른 낙수 효과가 메모리 산업으로 전이되는 가운데, 업계는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영업실적 개선을 지속해서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차세대 칩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의 2024년 CAPEX 규모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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