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 STS반도체 인수한 이유 들어보니

[김진욱 기자] 디스플레이장비제조업체 에스에프에이(대표이사 김영민)가 반도체후공정업체 STS반도체를 인수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스플레이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에스에프에이는 22일 STS반도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2989만8634주를 737억원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일은 8월25일이다. 에스에프에이는 STS반도체의 전환사채(CB) 297억원어치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억원어치도 사들이기로 했다.


에스에프에이가 STS반도체 인수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1334억원. 자기자본의 28% 규모다. 이번 투자로 STS반도체 지분의 30%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향후 CB와 BW를 전량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42%까지 늘어난다.


에스에프에이가 적지 않은 돈을 들여 STS반도체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디스플레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매출액의 70%가량이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에스에프에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11년 아이마켓코리아, 2014년 동양매직, 2015년 금호렌터카(현 롯데렌터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에스에프에이는 반도체로 눈을 돌렸다. 에스에프에이는 전체 매출액 중 3~5%가량이 반도체물류와 설비에서 나오는 상황.


에스에프에이는 국내 최대 반도체후공정업체인 STS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역량을 키우고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현재 사업 구조는 전방 디스플레이 산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면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일반 물류사업을 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준희 연구원은 에스에프에이에 대해 "이번 투자로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진출이 가능해졌으며, STS반도체의 CB·BW 이자율이 6.9%라 자금 운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면서 "STS반도체 측면에서도 부실 자회사 정리, 본업에 대한 집중 등이 가능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에스에프에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4151억원, 영업이익은 30% 줄어든 457억원. STS반도체는 지난해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지만, 지급보증을 섰던 자회사 비케이이앤티와 코아로직 등이 기업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해 타격을 입었다. STS반도체 역시 지난달 17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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