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용인한숲시티 5300억 미수금 해소
준공과 잔금납부 시점 어긋나면서 발생…분양률 97%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대림산업이 공사를 진행 중인 용인 한숲시티 프로젝트에서 5300억원 규모의 미청구 공사미수금이 발생했지만 3개월 만에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대림산업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던 사업장이다. 공사 준공과 분양 대금 입금 시점에 미세한 차이가 생기면서 공사미수금이 발생한 것이다.


28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지난11월말 기준 용인 한숲시티의 미청구 공사미수금은 ‘0원’으로 집계됐다. 6월말 기준 미청구 공사미수금이 5258억원에 달했지만 5개월 만에 전부 해소한 것이다.


당시 미청구 공사미수금은 전체 공사비(9664억원)의 54.5%에 달했다. 대림산업의 미청구 공사미수금 사업장 중 가장 비중이 높았다. 당시 공정률이 96.2%로 준공을 앞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많았다.


미청구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받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일종의 잠재 부실이다. 보통 공정률이 95% 이상인 사업장에서 미청구 공사미수금 총액이 수주총액의 20%가 넘으면 추가 손실 혹은 향후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의 용인 한숲시티 프로젝트에서 수 천 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용인 한숲시티 프로젝트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한숲로 84 일원에 총 694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공사비 기준으로 대림산업의 주택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사업 초기, 미분양 우려가 컸던 사업장이다. 사업장 주변에 인프라가 거의 갖춰지지 않아 분양이 성공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공급 규모가 7000가구에 달해 수요 흡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용인 한숲시티는 분양을 대부분 완료했다. 총 6개 블록 중 6867가구 규모의 2~6블록은 미분양이 180가구에 불과하다. 분양률이 97%를 넘는다. 이곳은 지난 6월 준공해 입주를 대부분 완료했다.


나머지 1블록은 75가구 규모로 내년 3월 준공한 뒤 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80%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하락으로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입주민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입주민이 169가구로 미납금액이 134억원에 불과하다.


용인 한숲시티 미청구 공사미수금이 5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은 6월말이다. 공사를 완료한 뒤 입주를 시작한 단계였다. 최종 입주는 9월이 돼서야 마무리 됐다. 입주민들의 잔금 납부도 6~9월까지 네 달에 걸쳐 진행됐다는 얘기다. 전체 분양대금 중 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즉 공사는 끝났는데 분양 대금 납부는 9월경에 완료하면서 6월 기준으로 대규모 공사 미수금이 발생한 것이다. 분양률이 97%를 상회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잔금은 자연스럽게 입금됐고 공사 미수금은 급격히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청구 공사미수금을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준공과 분양대금 입금 시점에 차이가 생길 경우 언제든지 공사미수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 한숲시티는 미분양 가구 수가 워낙 적어 시 차원에서도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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