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회사채 시장서 맞불…AAA등급 '진검승부'
일주일 사이로 공모 수요예측 진행…개별민평금리, KT가 소폭 낮아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8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 사옥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한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회사채 시장을 두드린다. 연초 회사채 시장에서 AA급 우량채부터 BBB급 비우량채까지 훈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AAA급 발행사까지 가세해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불과 일주일 사이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만큼 최상위 등급 회사채를 두고 미묘하게 나타나는 시장의 선호도 차이도 대비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14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10년물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미래에셋증권과 SK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SK텔레콤의 이번 회사채는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발행되는 첫 AAA등급 회사채다. AAA등급은 총 20단계로 이뤄진 회사채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으로,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반영된 공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외하고 국내 일반 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 ▲KT ▲KT&G 등 세 곳뿐이다. 한때 AAA 등급 반열에 놓였던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현재 각각 AA+ 등급으로 낮아진 상태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오는 19일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는 2년·3년·5년 등으로 나눌 예정으로, 만기별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KT의 이번 회사채 주관사단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으로 꾸려졌다. KT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반년 만이다.


이들 AAA급 발행사는 공통으로 우수한 시장 지위를 토대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선호도가 높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공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세 번 모두 조(兆) 단위 투자수요를 모아 당초 모집액 대비 증액 발행을 이뤄냈다. 지난해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한 KT는 각각 2조원 이상의 매수주문을 모으면서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언더 금리' 발행에 성공했다.


두 회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정해질 양사의 발행조건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000억원 모집을 통해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만기는 3년물, 5년물에서 겹친다. 지난해 SKT는 2월·4월·10월에 회사채를 발행한 반면 KT는 1월·7월에 발행하는 등 발행시기가 겹치지 않아, 두 회사의 펀더멘탈에 대한 차이보다는 발행 시점의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조건이 달라졌다.


눈길을 끄는 건 국내 이동통신시장 사업 지위는 SK텔레콤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채권 유통시장에서 형성된 회사채 금리는 KT가 더 낮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기준 채권시가평가수익률은 ▲3년물 SKT 3.729%, KT 3.681% ▲5년물 SKT 3.764%, KT 3.720% 등으로 집계됐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역의 관계로, 채권시장에서 KT의 회사채가 SKT 회사채보다 비싸게 거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SKT의 회사채 발행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채권시장에서도 통신업계 사업 지위가 높은 SK텔레콤의 선호도가 더 높긴 하다"면서도 "SK텔레콤의 발행량이 많다 보니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거스르지 못하고 더 높은 금리가 부여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KT가 유난히 금리에 민감한 발행사라 민평금리도 상대적으로 관리가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개별민평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수요예측 참여 강도에 따라 발행조건이 엇갈릴 것"이라며 "KT가 SK텔레콤에 비해 여러 주관사를 선정한 것도 발행금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