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첫 해부터 검증대 선 이규호 사장
이익 감소에 부채부담도 증폭…효율 증대·차입금리 조절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7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사진)가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인적분할된 지 1년 만에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각종 영업비용 증대 및 금리인상·차입확대 등으로 마진과 순이익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시장은 재무·손익지표 저하가 판매능력 확대 전략에 기인했단 점에서 코오롱 오너일가가 투자금 회수 및 차입 금리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지를 관심사로 꼽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1월 1일자로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판매부문이 인적분할 되며 설립된 회사다. 오너일가인 이규호 사장이 수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국내 BMW 판매 1위 회사란 타이틀을 지닌 곳이란 점에서 분할 전부터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인적분할 목적은 모빌리티사업에서의 전문성 강화였다. 수입차 딜러 사업에만 집중하는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이룬단 것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중단기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받아든 성적표는 그룹의 청사진과 괴리가 컸다. 연결기준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1조1501억원,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7% 급감했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2%에 그쳤다. 올 들어 JEEP 신규 판매 매장 및 A/S센터를 개소했고 스웨덴 전기 오토바이 브랜드 CAKE를 들여오는 등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계열회사인 JEEP 딜러사 코오롱제이모빌리티, 아우디 딜러사 코오롱아우토가 적자를 낸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공산도 크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BMW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 출시는 긍정적이지만 투자를 확대한 JEEP의 경우 상반기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4% 급감하는 등 브랜드별 판매 실적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저하보다 투자지출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더 우려스럽단 반응도 나오고 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42.4%, 57.8%로 치솟으면서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만 봐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차입확대·금리인상 여파로 벌어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47.1%(109억원)을 금융비용으로 지출했다. 그 결과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률은 0.8%에 그쳤다. 아울러 회사가 올 2분기에 조정된 차입금 이자율이 최대 7.75%까지 상승한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이자비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은 이 대표 등 경영진에 놓인 과제로 차입 구조 안정화와 함께 장기물 비중 확대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가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2675억원)이 총차입금(4899억원)의 54.6%에 달하는 만큼 매년 상환 및 차환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공모채 및 전환사채(CB)등 메자닌채권 시장에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코오롱모빌리티의 경우 최대주주인 ㈜코오롱의 지분이 75.23%에 달하는 터라 메자닌채권 발행에 따른 부담도 적은 편으로 여겨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에는 금리 등락이 즉각 반영되는 데다 만기도 빨리 돌아오는 만큼 최악의 경우 회사가 매년 부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며 "기업들이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차입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현 시점에선 재무안정화 전략은 세워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채 발행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비용의 경우 재고금융 대한 비용을 제외하면 7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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