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전자 김태섭 회장 “사물인터넷 사업 확장…실적으로 증명”

[김진욱 기자] 팍스넷 주주질문을 토대로 직접 인터뷰를 통해 작성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20%, 메모리카드 누적 생산량 4억개, 메모리카드·비콘(Beacon, 블루투스 기반 무선 통신 단말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바른전자의 수식어다. 1998년 삼성전자 메모리카드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바른전자는 마이크로(micro) SD 카드와 eMMC, SSD(Solid State Disk) 등 메모리반도체가 주력 생산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164억원. 이중 80%가량이 해외에서 나온다.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바른전자 개인투자자들이 ‘훼손된 주주 가치 향상’을 명분으로 주주연대를 만들고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총주식수 4980만주의 20%가 넘는 1200만주를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디씨그룹 사옥에서 만난 바른전자 김태섭 회장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디씨그룹 사옥에서 만난 바른전자 김태섭 회장은 “잦은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했다”고 인정하면서 “실적으로 보여 주겠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한 이유는.


메모리반도체 후(後)공정 산업이 원래 그렇다. 후공정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전공정 기업으로부터 원재료(웨이퍼)를 수입, 가공해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데 진입장벽이 낮다. 전공정 생산라인은 1개 설치에 수조원의 자금이 들지만, 후공정 생산라인 설치비용은 13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까지 일본, 대만 기업들과 벌였던 ‘치킨 게임’이 끝났고 원가 절감에 성공해 올해부터는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는 가능하다. 실적으로 증명하겠다.


신제품 출시 계획이 있나. 1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루머도 있다.


반도체 신제품보다 사물인터넷(IoT) 분야로의 사업 영역 확장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본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지만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필요성을 느꼈다. 과거 LG전자 TV 리모콘의 송·수신 모듈을 납품하며 무선 통신 기술력을 쌓았는데, 이를 IoT 산업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바른전자의 IoT 매출은 100억원 미만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5% 정도로 아주 높다. 내년에는 매출액이 4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조원 규모로 진행되는 수출 계약은 없다.


매출채권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재무 상태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가 많다.


A. 매출액 중 기업간거래(B2B) 비중이 높아서 그렇다. 확인부터 지급까지 60여 일이면 끝나는 단기채권이 대부분이고, 거래 기업이 전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의 대기업인 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각에서 횡령, 배임, 일감 몰아주기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억울하다. 재무 상태의 건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국내와 글로벌 회계법인 두 곳에서 복수 감사를 받을 의향도 있다. 또 중국 공장 외벽 공사를 케이디씨에 맡긴 일로 일감 몰아주기 이야기도 나오는데, 국내에서 3D 프린팅 건축 공사를 담당할 기업은 케이디씨뿐이다. 문제가 된다면 건축 기법을 바꿔 다른 기업에 맡기겠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유상증자가 잦아서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식 수가 많아 주가가 낮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대표 취임할 때 1개에 불과했던 생산라인을 4개까지 늘렸다. 이때 필요한 자금을 SC은행(당시 SC제일은행)에서 빌렸는데 이자율이 10%를 넘었다. 이자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자를 선택했다. 주주들께 죄송하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워런트가 발목을 잡는데, 오버행 이슈를 최대한 막기 위해 지난 8월 4% 가량의 워런트를 인수했다. 워런트가 대부분 소진된 만큼 내년부터는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바른전자가 중국 장쑤(江蘇)성 다펑(大豊)시에 짓고 있는 공장 조감도



중국 진출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크다. 현지 공장 건설 상황은 어떤가.


지난 7월 착공해 골조를 다 세운 상태다. 외벽만 붙이면 끝이다. 늦어도 내년 초 완공될 것 같다. 처음에는 생산라인 1개로 시작하지만, 단계적으로 국내 라인을 중국으로 옮길 계획이다. 국내에 비해 30%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국 공장에서는 성능이 뛰어난 고부가가치 제품만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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