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점검
NOI, 대신·신한·메리츠 '선방'
③수익성 악화에 판관비 최대 30% 줄여…절반은 오히려 '확대'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7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자산기준) 대부분이 2분기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불안감 확대로 대형 증권사가 일제히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판관비를 전분기 대비 30% 가까이 감축해 허리띠를 졸라 맸다.


21일 딜사이트가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최대 순영업이익(NOI)을 기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조1285억원)이다. 이어 삼성증권(9902억원), NH투자증권(9526억원), 한국투자증권(9254억원), KB증권(919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분기 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올해들어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나머지는 미세한 차이로 순위가 달라졌다.


분기별로는 올 2분기 NOI가 전분기 대비 증가한 곳은 대신증권(28.98%), 신한투자증권(7.85%), 메리츠증권(2.94%) 등 총 3곳뿐이다. 나머지 7곳은 모두 전분기 대비 NOI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하나증권은 NOI가 전분기 대비 69.60% 감소했다.


NOI(순영업이익)는 영업이익에 판관비와 인건비를 더한 것으로, 인력 운용 규모와 별개로 증권사가 온전히 벌어들인 영업수익을 계산하는데 쓴다. 순영업이익 커버리지는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 등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수준인지를 따지는 경영지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단위 : 억원)

◆ 증권가 "부동산PF 불안에 선제적 충당금 대응"


실적 악화의 주범은 충당금 설정 때문이다. 이들 10개 증권사가 2분기에 적립한 충당금만 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증권업종에 대해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아래서 전년 대비 실적이 저하될 것"이라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PF리스크 확대 등으로 신용도 하방압력을 가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NOI 증가폭이 가장 컸던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손실 충당금을 잡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른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불거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했다. 충당금이란 부실이 발생했을 때 해당 시점에 손실을 일시에 반영하지 않도록 일부 손실을 미리 잡아놓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까지 부동산PF 투자를 활발히 해오다 대내외에서 지적이 나오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단위, 억원)

NOI 커버리지(판관비 대비 수익성)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전분기 대비 악화했다. 상위 10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대신증권만 순영업이익 커버리지 1.49에서 1.81로 개선됐다. 나머지 9개 증권사는 모두 전분기 대비 수익성 악화를 기록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전분기 3.56에서 2분기 2.18로 1.38포인트(p) 하락했고, 하나증권은 1분기 1.62에서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0.69까지 내렸다. 하나증권의 경우 CFD 충당금 518억 원을 포함해 충당금만 1000억원을 쌓은 탓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는 금리상승세 둔화와 유동성 지원정책에 힘입어 완화됐다"면서도 "자금시장 경색이 재차 발생할 경우 유동성 부담이 확대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업황 불안에 대형 증권사 절반 '판관비 축소'


수익성 악화에도 증권사별 대응은 갈렸다. 절반은 판관비를 50% 가량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반면, 반대로 판관비를 늘리며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한 곳도 있었다.


2분기 판관비를 1분기에 비해 줄인 곳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5곳이다. 이들은 많게는 29%에서 적게는 2%까지 판관비를 축소했다. 판관비 감소폭이 가장 큰 증권사는 하나증권으로 29.02% 감소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21.05%), 삼성증권(8.99%), 미래에셋증권(7.29%), KB증권(2.91%) 등이다. 


판관비란 영업수익에 간접적으로 필요한 비용이다. 인건비나 백오피스 운영비, 단순 사무용품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업황이 악화할 경우 가장 먼저 줄이는 항목이기도 하다.


반면 나머지 5개 증권사는 오히려 판관비를 늘리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분기 대비 판관비를 가장 많이 확대한 곳은 메리츠증권(31.42%)이다. 이어 신한투자증권(12.23%), 대신증권(6.67%, NH투자증권(6.09%), 키움증권(1.12%) 등의 순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충당금 설정으로 일부 불안은 해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대금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여러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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