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7년만에 국내 철도투자 재개
동북선에 자본출자·후순위대출로 219억 집행…9호선 철수 이후 시장 복귀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가 과거 서울 9호선 사업 철회 이후 7년 만에 국내 철도사업 투자에 나서 주목된다. 오랜만에 철도사업 투자를 결심한 배경에는 후순위대출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가 리스크 보호장치도 마련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서울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시행자인 동북선도시철도㈜에 자본 출자 93억원과 후순위대출 126억원 등 총 21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 출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세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졌으며 현재 확보한 지분율은 14.19%다. 후순위대출금의 금리는 건설기간에 연 9%, 운영기간에 연 14%로 약정했다.


향후 맥쿼리인프라는 추가 투자 및 대출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약정한 자본 출자액은 354억원과 후순위대출금 473억원 등 총 828억원이다. 투자 및 대출을 모두 완료할 경우 맥쿼리인프라는 지분 30%와 후순위대출 50%를 담당하게 된다.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은 서울 왕십리역에서 상계역까지 13.4km를 연결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건설출자자(CI) 및 재무투자자(FI) 등 민간이 철도를 건설하고 소유권을 서울시에 이전한 뒤 30년간 운영 수익 등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총 사업비는 1조4360억원(토지 보상비 포함)이다. 사업비 중 공공이 49.9%, 민간이 50.1%를 부담한다. 민간 투입 사업비는 7200억원 규모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대형 인프라 펀드로 유명하다. 올해 12월 기준 국내 16개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철도사업에 투자 중인 곳은 동북선 도시철도가 유일하다.


맥쿼리인프라의 이번 국내 철도사업 투자가 눈길을 끄는 것은 7년만에 시장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2013년 서울 지하철 9호선 사업에 대규모 지분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랐지만 기습 요금인상 발표 이후 강한 반대에 부닥치면서 결국 주주 자리를 내놓았다. 이후 국내 철도시장에서 맥쿼리인프라는 자취를 감췄다. 



맥쿼리인프라가 다시 철도투자에 나선 것은 각종 안전장치를 통해 수익성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후순위대출 금리 연 14%는 통상적인 수준이지만 미사용한 신용공여대출금을 투자 재원으로 마련해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낮은 신용공여대출로 확보한 자금을 높은 금리의 후순위대출에 투자해 수익을 높였다는 것이다.


사업수익 리스크에 대한 FI 보호장치도 별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 5년차부터 사업수익을 평가해 예상사업수입의 80%보다 낮으면 CI가 FI 자본금 및 대출금 상환 의무를 갖는 조항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방이 아닌 서울 도시철도이기 때문에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노선의 역세권 인구 수는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동북선 사업철도의 사업성을 판단하긴 이르지만 맥쿼리 입장에서는 후순위 채권의 수익성을 보고 투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운영을 통한 배당 수익보다는 후순위 채권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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