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경쟁 1라운드 SK바사 '승'...2라운드는?
정부 조달 물량, SK바사 비중 가장 높아…민간시장 경쟁 치열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8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3~'24년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계약 현황. (제공=질병관리청)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올해 첫 독감백신 경쟁이 펼쳐지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시장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게 됐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녹십자는 가장 낮은 단가를 제시한 일양약품 등에 상당량의 공급 물량을 빼앗기며 총 6개의 백신 기업 중 4위에 머물렀다. 이 회사는 수익성이 높은 2라운드(민간시장) 경쟁에 집중해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지원 사업에 총 1121만 도즈(1인 접종량)를 구매한다. 이는 접종 대상인구수, 지난절기 접종량, 이번절기 목표접종률 등을 바탕으로 지자체 수요조사를 거쳐 결정됐다. 조달계약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사노피, 한국백신, 녹십자, 일양약품, 보령바이오파마 등 6개 업체가 선정됐다.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급 물량은 전체 물량의 21.6%(242만도즈)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노피(200만도즈, 17.8%) ▲한국백신(175만도즈, 15.6%) ▲녹십자(174만도즈, 15.5%) ▲일양약품(170만도즈, 15.2%) ▲보령바이오파마(160만도즈, 14.3%) 등의 순이다.


시장에선 녹십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쟁 기업들이 예상보다 더 낮은 단가를 제시하면서 최종 공급물량이 줄어들었다. 녹십자는 도즈당 10700원 대의 단가를 제시했지만 일양약품과 사노피는 각각 1만100원, 1만373원을 써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독감백신 NIP 입찰 가격은 1만600~1만700원 사이에서 정해지는데, 일양과 사노피의 입찰가격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사노피가 10400원대의 최저가 입찰을 써냈는데 올해 일양이 1만100원을 제시하며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백신기업 사노피 역시 수년 전부터 민간시장에 이어 NIP 시장에도 적극 뛰어드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낮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잘 참여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 독감백신 매출처를 확대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녹십자는 민간시장에 집중해 이번 NIP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NIP시장은 입찰가격이 중요한 변수인데 이례적으로 (일양약품과 사노피 등) 경쟁사 제시 가격이 너무 낮아 공급물량이 다소 줄어든 것은 맞다"며 "민간시장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감백신 경쟁 2라운드 격인 민간시장에서의 경쟁도 예년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독감시즌이 끝날 때쯤 재고를 털기 위해 가격할인 정책을 시행하는데, 올해처럼 민간시장에 풀리는 백신물량이 많아지는 해에는 기업들간의 출혈경쟁이 벌어지곤 한다"며 "더욱이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경쟁에 다시 합류하면서 녹십자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해에는 독감백신 접종자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어서 초반부터 불필요한 가격경쟁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전문가들은 올 겨울 독감이 크게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날이 더워지고 있는 6월에도 독감 유행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올해 21주차(5월 21∼27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25.7명을 기록했다. 이는 질병청이 발표한 이번 절기 '유행기준' 4.9명보다 5.2배 높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3년치 비유행기간의 의사환자분율 평균에 표준편차를 적용해 매 절기 유행기준을 정한다.

또 다른 백신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올해 백신 접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접종자가 증가하면 기업들간의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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