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다올 "삼성 감산 결정, 부정적 결과 초래"
삼성, 혁신 추구 강도 약해져…비용 감축에만 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7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출처_뉴스1>


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하반기 DDR4, 낸드플래시 등에 대한 추가적인 감산을 시행 중입니다."


최근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3와 같은 신규 하이엔드 수요와 달리 DDR4, 낸드 등 기존 제품들의 수요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급 대비 상대수요의 개선은 점진적으로 확인되면서, 신규 하이엔드 수요와 더불어 기존 제품들의 수요 역시 개선됨에 따라 4분기 중 업황 반등을 예상된다는 예측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딜사이트와 진행된 전자 업계 하반기 전망 및 진단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반도체 바닥론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에서도 메모리반도체 실적의 키를 쥐고 있는 D램 가격 반등에 대해 4분기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 연구원은 "결국 재고 추이가 중요할 것이다. 감산 규모 및 속도, 시차를 감안할 때 재고의 의미 있는 감소는 4분기부터 뚜렷하게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객사들의 보유 재고 건전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업체 보유 재고의 명확한 감소 흐름은 구매자들의 구매 심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AI와 같은 전방 산업에서의 변화로 인해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챗GPT는 AI 응용처의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자율주행, AR·VR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현재 AI 반도체는 학습과 추론 중 학습 위주의 수요에서 발생 중이며 추론향 시장 확대와 함께 중기적인 성장 그림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감산 관련 의사 결정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소극적 감산으로 인한 결과는 경쟁사 대비 공급 축소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며 이는 재고 축소 속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 연구원은 "2024년 업사이클에서 경쟁사들 대비 재고 소진에 필요한 시간이 길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익 증가폭이 낮을 수 있다"면서 "감산에 대한 결정에는 전반적인 아쉬움은 있으나 그럼에도 아주 늦지 않은 시점에 감산 동참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SK하이닉스에게 HBM3에서 밀리는 등 삼성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질적 양적 측면에서 세계 최강인지 의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고 연구원은 "경쟁사들 대비 기술 경쟁력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오히려 일정 분야에서는 뒤졌다는 점에서 분명 과거와 같은 모습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삼성의 압도적 기술 경쟁력 보유 핵심은 '혁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기술 개발 및 내부적 목표에는 과거 대비 혁신에 대한 추구 강도가 약해진 부분이 포착된다"면서 "비용 증가라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해석이 아닌 중장기 관점에서 경쟁력 및 기술격차 확보라는 시각으로 전사적인 연구·개발 강화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상반기 실적 저조에 대한 부분은 글로벌 업황 전반적으로 보인 모습이며 실적 측면에서의 바닥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고 연구원은 "하반기 점진적 수요 회복 과정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의 점진적 실적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면서 "대만 TSMC 풀캐파에 따른 고객사의 파운드리 벤더 다변화 니즈 확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반사수혜를 기대할 수 있으며 추가 고객사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글로벌 정세에 따른 눈치보기 및 대응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기술 경쟁력이다.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은 기술이었다"면서 "새로운 기술 변화 속에서 끌려가는 것이 아닌 끌고 가는 모습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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