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2인자, 김성태 '유력' 최현숙 '다크호스'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 2인자 되면 최현숙이 IBK캐피탈 대표로 '유력'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4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IBK기업은행의 전무이사 인사가 임박했다.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이사가 유력한 가운데 최현숙 전 기업은행 부행장이 급부상한 형국이다. 기업은행 내 전무이사는 행장의 뒤를 이은 '넘버 투'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달 넘게 공석인 기업은행의 전무이사 인사가 곧 이뤄질 전망이다. 전무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해 금융위원회가 임면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현재 윤종원 행장은 자회사 대표와 퇴임 부행장 등에서 몇몇 인물을 추려 금융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의 최종 선택만 남은 셈인데, 수일 내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수석부행장으로 명실상부한 은행 내 2인자다. 행장과 부행장 15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행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 직무를 대행하는 역할도 맡을 만큼 중요하다. 


또한 다른 은행이 이사회에 참여할 권한이 있는 임원(등기임원)을 행장으로 제한하는 데 반해, 기업은행은 전무이사도 행장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윤종원 행장이 10년 만의 '외부 출신' 대표여서 전무이사는 윤 행장과 기업은행이 빠르게 융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떠안아야 한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현재 가장 유력한 인물로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이사를 꼽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962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대전상고와 충남대를 졸업한 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마케팅과 기획, 전략 등의 중요 자리를 두루 거치면서 금융위·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관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이미 외부 출신 행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력이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2010년부터 약 1년간 윤용로 전 행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외부 출신 행장이 임기를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운 경험이 있다. 기업은행은 윤 전 행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10년에 당기순이익 1조2901억원으로 신한은행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근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 4명 중의 한 명을 승진 발탁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현숙 전 부행장이 김 대표와 함께 차기 전무이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 전 부행장은 1963년 경기도 고양 출생으로 숭의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강서·제주지역본부장과 카드사업그룹 겸 신탁사업그룹장을 역임했다. 여신 관련 부문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기업은행 역사상 세 번째 여성 부행장이다. 


특히, 윤 행장이 이번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여성인력을 승진시켰을 뿐 아니라 "유리천장은 받으시 걷어내어 양성평등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최 전 부행장이 선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한 윤 행장이 취임사에서 변화를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한 만큼, 2인자인 전무이사에는 부드러운 통솔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앉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 전 부행장은 '따뜻한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 전 부행장은 김 대표가 전무이사에 선임되면 공석이 될 IBK캐피탈 대표이사 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 신기술금융·리스·할부금융·카드 등의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IBK캐피탈의 수장에 오를 만한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윤 행장이 자신의 '양성평등' 공약을 자회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IBK캐피탈에 여성 대표를 앉히는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전무이사 선임은 금융위로 '공'이 넘어간 상황"이라며 "업무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금융위가 결정을 길게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무이사와 자회사 대표 선임은 동시는 아닐지라도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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