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1Q 실적 프리뷰
하나금융, 환차손·ELS 손실 '변수'
은행 의존도 94.5%…환차손 799억· ELS 손실 배상액 2000억 등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제공=하나금융)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주력 계열사 은행의 악재에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액의 비용 인식은 물론 고환율에 따른 환차손 부담 등 리스크를 안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은 은행 이익 비중이 90% 이상으로 커 은행 실적에 따른 그룹 전체 이익 변동성이 큰 편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90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 감소폭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하나은행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기준 은행 이익이 그룹 전체의 94.5%에 달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60%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은행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 감소로 고스란히 반영된다.


국내 시중은행은 올해 1분기 홍콩H지수 ELS 배상액과 고환율에 따른 환차손 등 리스크에 직면했다. 하나은행도 예외는 아닌데 ELS 손실 배상액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비교해 적은 편이지만 2000억원대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과거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급증한 외화자산 및 부채로 인해 환율 움직임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편인데 올해 1분기 환율 상승폭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이 감당해야 할 환손실이 꽤나 클 것으로 보인다. 외화환산손실은 외화자산‧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회계상의 이익과 손실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늘어나 환차손이 발생하고 환율이 내리면 환차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분기 말 1347.2원으로 마감했는데 지난해 말 1288원 대비 4.6%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이 1분기에만 최대 799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인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각각 약 470억원 수준으로, 하나금융이 300억원 이상 손실폭이 더 큰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59원가량 상승하면서 하나금융이 환손실에 노출됐다"며 "타 은행보다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은 하나금융의 환손실 규모를 628억원으로, 삼성증권은 799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환차손은 비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2% 감소한 5121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 계정 대체효과 등에 따른 기고효과와 1분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환산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손실 외에도 홍콩H지수 ELS 배상액도 실적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은행권의 홍콩H지수 ELS 예상 손실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기본 배상비율을 40%로 가정하면 하나은행은 약 2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은행(약 9000억원)과 신한은행(3500억원)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는 올해 실적이 다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이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둔 덕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별도 기준 3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지만 올해 이익 반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은행 이익 기여도가 90%를 훌쩍 넘는 상황이라 비은행의 실적 개선이 그룹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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