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가스, '뒷맛 쓴' 지분 매각
'최초 취득가 1177.7% ↑' 고점 놓치고 시세 차익 300%에 그쳐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6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도시가스 본사 전경 (제공=부산도시가스)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 E&S의 100% 자회사인 부산도시가스가 차이나가스(China Gas Holdings Limited)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985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달했다. 시세 차익을 보긴 했지만, 해당 지분의 장부가가 한때 약 3156억원으로 최초 취득가(247억원)의 1200%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도시가스는 지난 14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차이나가스 주식 7301만주(지분율 1.3%)를 약 985억원에 매각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주당 매매가는 1349.5원으로 추산된다. 차이나가스는 버뮤다 국적의 가스 업체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법인이다. 300%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은 셈인데, 주가 하락기에 팔아 재미가 크게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부산도시가스는 2008년 2월 투자 목적으로 차이나가스 지분을 취득했다. 지분가치는 2021년 초만 해도 장부가 기준으로 약 3156억원이었는데, 1년간 약 1371억원의 평가손실 발생으로 기말에는 기초의 56.6% 수준인 1785억원으로 하락했다. 아울러 2년이 흐른 지난해 말엔 91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부산도시가스는 이번 주식 처분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경우 지난해 매출이 1조2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30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배당, 법인세 비용 확대 등으로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부산도시가스는 SK E&S의 최대 배당원으로, 올해 1분기 모회사에 13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4배를 훌쩍 상회하며, 같은 해 수취한 배당금(120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이런 재무 활동으로 인한 유출액만 전년의 2배 수준인 4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초 1790억원이었던 현금은 기말 480억원으로 73.2%나 급감했다. 아울러 작년 법인세 비용이 전년의 7.8배인 345억원으로 치솟았다.


한편 부산도시가스는 지분 처분 전 당사 자본이 차이나가스 주가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본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차이나가스 주가가 1%만 오르내려도 약 7억원의 자본이 증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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