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또 배당 놓고 주주갈등 '격화'
지난해 순이익 600억 전망...사측 '주당 350원 Vs. 소액주주연대 주당 2000원'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1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산업의 사조참치 캔. (제공=사조산업)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사조산업 사측과 소액주주간 갈등이 결산배당정책 발표를 기점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양측이 각각 주장하는 주당 배당금 괴리가 1600원 이상 벌어지고 있어서다. 소액주주 측은 실적 성장에 맞는 배당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주주 의견과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사조산업은 내달 23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사항이 담긴 두 개의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사조산업소액주주연대 측이 사측과 다른 배당금을 제안하며 두 개의 안건이 올라간 것이다. 


먼저 사조산업 사측의 안건을 살펴보면 2022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50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2021년 결산배당 300원 대비 50%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지난해 총배당액도 17억4755만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연대 측은 사측이 산정한 배당액보다 훨씬 큰 금액인 주당 2000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지난해 실적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그에 걸맞는 배당 정책을 펼쳐야 한단 것이다. 주주연대 측은 사조산업이 지난해 4분기 12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며 한 해 동안 총 600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사조산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 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 대폭 증가했다. 


사조산업이 지난해 6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면 주주연대 측의 주장대로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시행해도 배당성향은 16%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1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 배당성향 평균은 35.4% 수준이다. 


앞서 올해 1월 소액주주연대는 회사 측에 배당성향을 상장사 평균 수준에 맞추고, 유동성 확대 차원에서 무상증자 또는 액면분할을 단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주총에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안건 외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상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조산업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사조산업은 거래량이 1만주 아래인 날이 부지기수다"며 "이에 따라 유동성 확대를 위한 무상증자·액면분할을 제안했고 주주환원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전년 대비 오히려 배당 증가 폭이 줄며 후퇴했다"며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주주연대는 현 감사위원 임기가 만료되는 2025년 소액주주가 택한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조그룹은 앞서 2021년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연대 측이 제안한 감사위원 선출을 막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 매입을 벌였다. 상장사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주요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3%룰'을 회피하고 입맛에 맞는 감사위원을 선출하기 위해서다. 


주주연대는 이러한 꼼수를 피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2025년까지 사조산업소액주주들의 힘을 모으겠단 방침이다. 2021년 말 기준 소액주주들이 확보한 지분은 39.5%다. 송종국 사조산업소액주주연대 대표는 "2025년 사조산업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위한 주주 캠페인을 통해 이사회에 주주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관계자는 "투자나 경기 전망 등 전반적인 경영 환경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했다"며 "소수주주의 의견은 당연히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미하긴 하지만 작년보다 배당을 조금이나마 확대했고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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