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후계자 최성환, 승계 물 흐르듯
개인 최대주주, 지분 확대 여력 충분…가시적인 신사업 성과는 아직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6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SK그룹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사진)의 경영 승계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다 이 회사 모기업인 ㈜SK 주식도 들고 있어 향후 지분 스왑으로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까닭이다. 다만 최 사장이 총괄하는 신사업의 성과가 미비하다는 점에서 그의 경영능력을 평가하기 이르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손자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외아들인 최 사장은 1981년생으로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 뒤 런던비즈니스스쿨 MBA 학위를 받았다. 2009년 부친이 대표이사이던 SKC의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고 인력팀과 기업문화본부 임원, 회장실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2017년부턴 지주사 SK㈜로 이동해 사업지원담당, 글로벌 사업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최 사장이 SK네트웍스 경영에 발을 내딛은 것은 2019년부터다. SK㈜ BM혁신실 임원이던 그는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겸직했다. 2020년 말부터는 SK네트웍스 내 새로 조직된 사업총괄의 수장을 맡으며 영향력을 넓혀 나갔다. 사업총괄 산하에는 신성장추진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뒀고 투자 관리와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시장에선 사업총괄을 신설한 배경에 최 사장 승계가 맞물려 있다고 봤다. SK네트웍스는 그동안 미래 동력이 부재하고,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업이익률 1%대의 부실한 사업 체질도 개선해야 했다. 이에 최 사장을 앞세워 사업형 투자회사로 정체성을 바꾸는 동시에 승계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총수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었다. 최 전 회장은 2020년 말부터 회삿돈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2021년 2월 검찰에 구속됐다. 최 사장의 승계 시계가 빨라질 수밖에 없던 환경이 조성된 만큼 그해 3월 SK네트웍스 사내이사에 오르며 부친 공백을 메웠다.


이 회사 지분율이 전무하던 최 사장은 2021년 2월 단번에 개인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약 196억원을 투입해 358만9809주(1.45%)를 매입한 것. 꾸준히 주식을 사 모은 최 사장의 지분율은 작년 10월 기준 2.63%로 늘어났다.


특히 최 사장은 SK그룹 지주사 ㈜SK 주식 22만8971주(0.31%)를 보유 중이다. 16일 종가인 주당 18만7800원을 대입하면 최 사장이 가진 ㈜SK 지분가치는 430억원 상당이다. 최 사장이 SK네트웍스 모기업인 ㈜SK와 지분을 교환한다면 대략 4.4%의 주식을 받을 수 있고, 지분율은 7%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이호정 대표이사 사장과 동등한 직급을 부여받았다. 이 대표가 경영지원본부장 겸 신성장추진본부장을 역임한 만큼 향후 신사업 발굴에 전사 역량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최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5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단행했는데, 전년 영업이익(1220억원)보다 많다. 벌어드리는 돈보다 더 많은 현금을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SK네트웍스가 최 사장의 승계를 공식화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사업 초반기인 만큼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신사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충분한 실탄도 쌓아야 한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매출은 9조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43억원으로 오히려 26.5%나 늘어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금 흐름을 원활히 관리하면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 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투자 전략 역시 신중하고 절제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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