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이사회 이번엔 입성할까
HYK 펀드 주주제안 안해…2년3개월 만에 주식 매입도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6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민 ㈜한진 총괄사장. (사진=한진)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사장의 이사회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 2대주주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가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면서 이사회 재정비를 앞둔 사측 부담이 완화된 까닭이다. 최근 조 사장이 ㈜한진 주식을 매입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13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든오크인베스트 산하 에이치와이케이제일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HYK 1호펀드)는 내달 열리는 ㈜한진 주주총회 관련 주주제안서를 보내지 않았다. 상법상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마쳐야 한다. ㈜한진의 작년 정기 주총일은 3월 24일이었고, 주주제안 마감 시한은 지난 10일까지였다.


HYK 1호펀드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한진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2020년 10월 면직물 제조업체 경방이 보유하던 ㈜한진 주식 전량을 넘겨받으며 핵심주주로 등판했다. 경방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KCGI의 우호세력인 데다 HYK 1호펀드 최대 출자자 역시 경방이었던 탓에 ㈜한진 경영진 입장에서 이 펀드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한진에 두 차례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HYK 1호펀드는 조현민 사장을 압박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결정하면서 조 사장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계열사는 ㈜한진이 유일했다. 이에 조 사장은 2021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 후보로 오를 준비를 했다. 하지만 HYK 1호펀드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조 사장의 승계 플랜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 그의 이사회 입성 계획도 무산됐다.


다만 HYK 1호펀드의 전투력은 이 때를 기점으로 약화된 상태다. 이사 선임과 배당 확대, 정관 변경 등을 놓고 사측과 맞붙은 찬반 투표에서 완패했기 때문이다. HYK 1호펀드는 주주제안으로 현 경영진을 공격하기보단 경영 감시자 역할에 무게를 뒀다. 사측 또한 외부 세력을 의식하며 조 사장의 이사회 진입 시점을 조율해 왔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한진 이사회 구성원 중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 2명은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주성균 경영기획실장 겸 자금담당 전무다. 노 대표는 연임이 확실시되는 만큼 사내이사 1석 공석이 된다. HYK 1호펀드가 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회를 다시 꾸려야 하는 ㈜한진의 제약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의 이사회 입성을 방해할 요소도 크지 않다. ㈜한진은 조 사장이 합류한 이후부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창사 최초로 매출 2조원(2조623억원) 시대를 열었고 ▲2020년 2조2157억원 ▲2021년 2조5041억원 ▲2022년 2조8493억원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907억원→ 1059억원→994억원→1147억원 순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일각선 조 사장이 최근 ㈜한진 주식을 사들인 점과 사내이사 선임이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조 사장은 이달 초 ㈜한진 주식 4572주(0.03%)를 장내 매수했다. 투입 금액은 9990만원이다. 사측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2년 3개월 만에 조 사장의 ㈜한진 지분율 변화가 감지됐다는 점에서 이사회 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다.


㈜한진 관계자는 이사회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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