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상장연기 후폭풍]
대어급 IPO 잇단 고배…증시 재도전 언제쯤?
③케이뱅크 재무부담 커졌으나 IPO시장 영향 제한적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케이뱅크 홈페이지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 절차를 잠정 중단한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조 단위 기업가치에 도전했던 만큼, 후속 주자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파급력은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코스피 입성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져 목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한때 8조원대까지 거론됐던 몸값은 최근 3조~4조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회사는 상황 변화에 따라 공모일정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은 IPO 중단이 미칠 파급력에 시선을 모은다. 먼저 케이뱅크는 적잖은 재무부담을 떠안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재무적투자자(FI) 유치 과정에서 이들에게 합의한 조건으로 상장하지 못하는 경우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조건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해서다.


계약에 따르면 행사 규모가 약 725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인 1조4487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행사 가능일은 오는 2026년 7월로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지만,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FI가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반면, IPO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IPO 공백을 중소형 주자들이 성공적으로 채우면서 시장 분위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미래반도체를 시작으로 지난해 종적을 감췄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한 새내기 상장사도 5곳이 등장한 상태다.


현재 오아시스가 최대 기업가치 1조2500억원을 목표로 공모일정에 돌입한 상태다. 기대와 달리 회사는 지난 7~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면서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500~3만9500원) 하단에도 결정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아직 투자자들이 대형 IPO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해 찬물을 끼얹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일각에서는 상장연기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내 유동성에 미치는 변수를 줄일 수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이면서 후속 주자들이 공모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 일정을 철회하는 후폭풍을 맞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쏘카와 더블유씨피(WCP) 등 연이은 대어 상장으로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표 주관사를 맡은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의 향후 주관 업무 평판에도 타격이 작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기업의 증시 입성이 무산된 점은 아쉽지만, 공모구조에 결함이 있었다기보다는 시장 침체 악화가 주요 중단 요인으로 지목돼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때 케이뱅크 기업가치가 8조원대로 거론됐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로는 절반도 인정받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FI 관련 이슈가 남아있지만,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다 몸값이 더욱 낮아지고 대규모 자금 흡수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보다 숨 고르기 뒤 공모일정을 재개하는 게 회사와 시장에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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