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회사채 수요예측 2.5조 '뭉칫돈'
"실적 악화에도 하반기 반등 가능성, 여전한 재무안전성에 투자자들 신뢰"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출처=SK하이닉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SK하이닉스가 7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조585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금 소요가 높아진 SK하이닉스는 이번 수요예측에 힘입어 조(兆) 단위 자금조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 만기구조별로 개별민평금리 '언더'에서 모집액 채워…증액 가능성 ↑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7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조5850억원의 매수자금을 받았다. 3년물 2800억원, 5년물 2800억원, 7년물 600억원, 10년물 800억원으로 트렌치(trenche)를 구성한 SK하이닉스는 ▲3년물 1조3100억원 ▲5년물 1조300억원 ▲7년물 1500억원 ▲10년물 950억원의 자금을 각각 받았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발행에도 각 만기구조별로 개별민평금리 언더에서 모두 모집액을 채웠다. 3년물은 -35bp(1bp=0.01%포인트), 5년물은 -40bp에서 각각 모집액인 2800억원이 몰렸다. 5년물은 -32bp, 10년물은 -2bp에서 각각 모집액을 채웠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최대 1조40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증액 최대 한도인 1조4000억원까지 발행액을 확대할 경우,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세우게 된다. 종전 단일 발행 최대 규모는 LG화학이 지난 2021년 발행한 1조2000억원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SK하이닉스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에 빠졌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SK하이닉스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에 투자자들이 신뢰를 나타내면서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0년 만에 적자 전환한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 자금조달로 자금 압박을 일정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제216-3회'(800억원), '제218회'(3000억원), '제221-1회'(3400억원) 등 7000억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 올해도 적자 불가피…공급조절로 수급 대응 '총력'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도 연간으로 6조~7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요 회복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가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재고가 누적되면서 판가하락세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실적 타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투자규모 감축을 통해 수급 조절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웨이퍼 투입을 축소할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론도 CAPEX를 전년 대비 30% 가량 낮춘 80억달러로 조절하고, 웨이퍼 공정장비 투자는 절반 가량 축소할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D램 시장은 이들 기업과 삼성전자 등 3개사가 95%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시장 구도다. 삼성전자는 CAPEX 규모를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어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혔지만,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한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메모리 수요가 급속도로 부진한 상황에 대응해 기업들이 CAPEX 축소 등 적극적인 공급조절 계획을 밝히고 있다"며 "이러한 수급 대응능력은 추가적인 시황 하락압력을 완화하는 데 일정수준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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