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최성안號...확실한 출구전략 'LNG선'
'저가 수주' 삼성ENG 흑자전환시켜, 영업이익 2000억원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제공=삼성중공업)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삼성중공업이 올해 20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작년 말 최성안 대표가 선임된 직후 첫 예상 성적표다. 


최성안표 경영 전망치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삼성중공업이 연초 전망을 내놓을 때 영업이익까지 표기한 것이 이례적인데다, 경쟁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데 반해, 삼성중공업은 전년 보다 소폭 상향했다. LNG선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로 2000억원을 제시했다. 에프앤가이드가 3개월간 여러 증권사에서 수집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607억원이다. 회사에서 제공한 가이던스가 시장의 예상치 보다 높은 것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만년 적자 기업으로, 작년에도 85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기업이지만 꽤나 급진적인 개선을 예상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연초 경영 전망을 공개할 때 영업손익까지 포함시킨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21년에는 분기 중 영업손익 전망치를 제시했으나, 실제 손실 폭이 전망보다 훨씬 크게 나오자 이듬해에는 매출과 수주 목표만 공개했다. 


올해 경영 전망은 대표 교체 직후 나온 것으로, 신임 대표의 의중이 담겼단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 발탁된 최성안 대표는 삼성엔지니어링을 경영하면서 적자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바꿔 놓은 경험이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플랜트 수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 대표 선임 직전인 지난 2017년 연결 기준 흑자 기업이지만, 삼성엔지니어링만 놓고 본다면 1250억 적자였다. 이듬해 적자 규모를 44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지난 2021년에는 개별 기준 2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처럼 삼성중공업도 고질적인 저가 수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가가 바닥을 칠 때 수주한 물량이 상당한데다, 드릴십은 팔리지 않아 악성 재고가 됐다. 드릴십은 현재 한척만 남기고 인도를 완료하거나 매입할 선주가 정해진 상태다. 


삼성엔지니어링을 흑자로 만든 전략은 'FEED to EPC' 였다. 기본 설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해 EPC를 수행, 최적화된 비용 설계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꾀했다. 


삼성중공업의 출구 전략은 LNG선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LNG선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LNG선 시장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LNG선은 고부가가치선으로 꼽힌다. 올해 3월 인도할 LNG선 2척의 계약금이 4853억원인 반면,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따낸 유조선 2척은 계약금이 1875억원에 불과하다. 


통상 건조까지 2~3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LNG선은 2019년 계약한 배부터 올해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신규 수주한 선종 가운데, 매출 기준 약 80%가 LNG선이었다. 팬데믹으로 수주가 급감했던 2020년에도 LNG선 신규 수주 실적은 42억달러(한화 약 5조2731억원)로 양호했다. 2021년에는 44억달러(한화 약 5조5242억원) 규모의 LNG선을 수주했다. 당초 유라시아 선주에게 작년에 넘기려했던 LNG선 5척이 올해 7월 인도될 예정인 점도 긍정적이다. 해당 계약 금액은 1조7824억원이다.


건조기간이 짧은 컨테이너 선 등은 지난 2021년 계약한 선박도 매출에 반영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 선가는 지난 2020년 9700만달러(한화 약 1217억원)에서 2021년 1억4100만달러(한화 약 1770억원)로 상승했다. 선가 회복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2023년 매출 구성 가운데 조선 비중이 85%이며, 이 중 LNG선이 약 47%를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올해 신규 수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목표한 수주액은 95억달러(한화 약 11조9272억원)다. 작년 삼성중공업의 수주 실적 94억 달러(한화 약 11조8017억원)보다 소폭 상향한 수치다. 


소폭의 조정을 두고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으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로 작년보다 21% 줄어든 118억5700만달러(한화 약 14조8864억원)를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작년보다 신규 수주가 3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통 직전 연도에 수주 실적이 괜찮으면, 다음 해에는 눈높이를 낮춰 목표 달성에 유리하도록 경영 계획을 짠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 한 해 122억달러(한화 약 15조3171억원) 수주로 호황을 누리자, 이듬해 목표를 88억달러(한화 약 11조484억원)로 낮췄다.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한다면 선별적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목표치를 산정하는 게 이상적이다.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줄인 것도 주력 선종 중심의 수주를 위해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 수주 목표를 34% 초과 달성한데 이어 작년 신규 수주액도 목표치를 7% 초과했다. 2년 연속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속도조절 보단 수직 상승을 목표하고 있다. 


수주 자신감 역시 LNG선에서 비롯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 수주액을 42억달러(한화 약 5조271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체 목표 수주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미 2027년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에게 인도할 LNG선 2척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금은 6097억원으로 작년 11월 LNG선 2척 계약금이 59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선가가 적용됐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