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훈풍
역대급 연초효과…투자수요 30조원 돌파
①금리인상 종결 기대감, 회사채 시장 온기…A등급 이하 '옥석 가리기'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새해 들어 회사채 시장에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1월 한 달간 기관투자가들의 매수규모는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거듭된 금리인상으로 경색됐던 회사채 시장이 완연히 회복 국면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연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대부분 뭉칫돈을 확보하면서 자금조달에 순항하고 있다.


◆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매수자금…개별민평 대비 낮은 발행금리 지속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 유입된 매수자금은 총 30조794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기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발행사는 25곳으로, 발행사 1곳 당 평균 1조원 이상의 매수자금을 받은 셈이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에 몰린 자금까지 포함하면 한 달 사이 나타난 투자수요는 3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월(14조12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유동성이 확대됐던 지난 2021년 1월(28조490억원) 보다도 높은 참여 금액이다. 설 명절 이후 1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는 한풀 누그러져 조(兆) 단위 투자수요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요예측 참여율은 ▲롯데하이마트(125.8%) ▲코리아에너지터미널(465%) ▲SK인천석유화학(646.7%) ▲중앙일보(233.3%) 등으로 모집액을 웃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초에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집행이 재개되면서 회사채 매수세가 확대되는 '연초효과'가 나타나곤 한다"면서도 "금리인상 사이클 종결 전망, 국고채 금리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연초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자금조달에 나선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수요에 힘입어 발행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을 누리고 있다. 지난 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조97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주문을 받은 포스코(AA+/안정적)는 ▲2년물 3.958% ▲3년물 4.052% ▲5년물 4.113% 등 4% 안팎에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포스코의 개별민평금리 대비 50~60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KT(AAA/안정적)는 ▲2년물 3.847% ▲3년물 3.869% ▲5년물 3.971% 등 모든 회차에서 4%를 밑도는 금리로 발행을 확정했다. 이는 KT가 지난해 7월 초 발행 당시 3년물 4.191%, 5년물 4.188% 등 같은 만기구조에서 4%를 웃돌았던 것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다. 한 달 내내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차이)도 줄어들면서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SK가스(AA-/안정적)는 ▲2년물 4.018% ▲3년물 3.951% ▲5년물 4.001% 등으로 발행금리를 확정, 신용도가 2노치(notch) 높은 포스코와 유사한 조건을 누리게 됐다.


◆ 신용등급·산업 따라 투자수요 양극화…A등급 이하 회사채 희비 


다만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와 달리, A급 이하의 회사채에 대해서는 치열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다. A급 이하 신용등급으로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효성화학(A/부정적)은 지난 17일 수요예측에서 1200억원을 모집했지만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받지 못했다. 반면 신세계푸드(A+/안정적)와 하나에프앤아이(A/안정적)는 각각 모집액 대비 3~7배를 웃도는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BBB급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18일 350억원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JTBC(BBB/안정적)는 투자수요가 140억원에 그쳐 미매각에 처했지만, 3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중앙일보(BBB/안정적)는 150억원 모집에 35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증시도 좋지 않은 흐름이고 결국 채권을 사야 하는데 국고채 금리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회사채 금리 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후 투자흐름이 A급 이하 회사채로 옮겨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의 여지가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있다 보니 A등급 기업 중에서도 실적 안정성이 높은 곳 위주로 선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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