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인트, 험난한 IPO 여정…고평가 논란
고평가 지적에 비교기업 변경, 현금흐름 악화 '우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6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블루포인트파트너스)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블루포인트)의 코스닥 입성 도전이 순탄치 않다.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증권신고서 정정작업을 거쳤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 성장세가 둔화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루포인트는 내달 16~17일 이틀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70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8500~1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169억~1375억원을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 달 22~23일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출처=증권신고서)

블루포인트는 지난 2014년 설립된 회사로 초기 단계 창업기업에 전문 투자해 성장 단계에 따른 지분차익을 거둔다. 시리즈A부터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 단계적으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마일스톤 엑시트(Milestone Exit)' 전략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276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당초 내달 6~7일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교기업과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변경하기 위해 전체 일정을 열흘가량 차례로 늦췄다. 국내 엑셀러레이터(AC) 1호 상장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많은 투자자에 성장성과 사업 매력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출처=증권신고서)

투자자 혼란을 키웠던 비교기업군부터 정비했다. 회사는 기업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2021년과 2022년 3분기 순이익에 대성창업투자와 나우IB캐피탈 등 비교기업 7곳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연도별 실적을 분리해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2022년 3분기 실적 비교기업과 2021년 비교 대상을 다르게 선정하며 몸값을 부풀리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블루포인트는 정정신고서에서 비교기업을 3곳(TS인베·린드먼아시아인베·나우IB캐피탈)으로 변경했다. 대신, 할인율 폭을 31.2~19.0%에서 30.3~19.0%로 줄이며 기존 공모가 희망밴드를 유지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도 상세화했다. 인벤티지랩과 시리우스 등 이미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마친 기업 16곳과 파인에바, 민코넷 등 폐업한 기업 13곳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출처=증권신고서)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블루포인트의 IPO 흥행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비교기업 변경 과정을 거쳤으나 여전히 시장 눈높이와 비교해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이전과 같은 실적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루포인트의 지난 2021년 매출은 385억원,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전년대비 106%, 234% 각각 증가했다. 2019년 9건에 그쳤던 투자금 회수 건수가 30건으로 늘었고 보유주식 평가이익 규모가 102억원에서 256억원으로 불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3분기에도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거뒀다.


(출처=증권신고서)

문제는 평가이익이 투자 기업들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장부상 이익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분 처분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현금 유입이 없는 셈이다. 실제로 블루포인트의 최근 5개년(2018~2022년 9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12억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블루포인트는 투자 내역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분류하는 업종 특성이 반영됐고 투자 금액 대비 많은 금액을 회수하고 있어 문제가 적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투자회수 건수가 10건으로 급감한 데다 최근 비상장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며 평가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 등을 우려 요소로 지목한다.


증시 입성 문턱이 높아진 점 역시 부담이다. 블루포인트가 투자한 기업 중 10여개사가 IPO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블루포인트가 만족할 만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표 포트폴리오인 인벤티지랩만 하더라도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9000~2만6000원) 하단에 못미치는 1만20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블루포인트가 창업 초기 단계 기업에 소액투자한 뒤 일정 단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차익을 거둬왔지만 그만큼 위험요소도 커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기는 힘들 수 있다"며 "앞서 IPO를 추진한 벤처캐피탈(VC)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인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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