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 '차이나엑시트'…삼성운용 신호탄
Kodex반도체exChina ETF 내달 상장…'칩4' 수혜국 집중 투자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사진제공/Unsplash (Photo by Vishnu Mohanan)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을 불러올 '칩4'(CHIP4, 한·미·일·대만) 동맹을 앞세운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시아 반도체 ETF 가운데 중국이 제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저성장에 대비한 '차이나엑시트'(탈중국) 움직임이 국내 ETF 시장에도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내달초 '삼성Kodex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ETF'(Kodex반도체exChina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해당 ETF의 상장이 이목을 끄는 건 아시아의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임에도 중국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그간 아시아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국내 운용사들은 한국 다음으로 중국을 최우선 투자국으로 여겨왔다. 실제 국내에 출시된 아시아 반도체 테마 ETF 3종(▲KODEX한중반도체▲TIGER한중반도체▲TIGER차이나반도체FACTSET)은 모두 중국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 ETF는 중국의 대표 파운드리 기업인 SMIC를 포함한 기가디바이스(GIga Device‧중국 팹리스기업), 베이팡화창(NAURA‧중국 반도체정비업체) 등에 투자한다.


반면 Kodex반도체exChina ETF는 투자처를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으로 한정했다. 상품명에 'exChina'(중국 제외)를 기입했을 만큼 투자자들에게 중국이 배재됐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iSelect아시아제조동맹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 등 삼성전자(한국), 도쿄일렉트론(일본), ASE테크놀로지(대만) 등 반도체 관련 30종목을 담을 계획이다.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칩4' 동맹 요약도. (제공=삼성자산운용)

삼성운용이 Kodex반도체exChina ETF를 내놓는 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이른바 '칩4' 결성이 추진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약화될 걸로 관측되고 있다.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청사진에서 중국을 배제한 미국은 대중국 반도체 규체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첨단 노드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미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의 파트너로 지목된 아시아 3개국의 반도체 업계는 적잖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첨단 반도체 부문에 대한 기술협력과 인력 교류 확대 등을 통한 반도체 기술력의 공고화가 예상된다. 칩4 결성에 맞춰 국가별 정책 지원도 추진되고 있다. 대만의 경우 반도체 연구개발과 생산공정 설비에 투자할 경우 각각 투자비의 25%와 5%를 세액 공제해주는 정책을 연내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탈중국 기조는 비단 반도체 산업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중국몽'이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 있는 조짐이 보이면서 해외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문화대혁명 마지막해인 1976년(-1.6%) 다음으로 낮은 3.0%에 그쳤다. 중국 국력의 바탕이 되는 인구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6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출산율(1000명당)도 6.7명으로 1949년 건국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안으로 중국이 인도에 세계 1위 인구 대국의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존 점유율도 한국, 대만, 일본 업체가 가져올 뿐만 아니라 향후 신규 계획에서도 중국이 배제된 만큼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며 "Kodex반도체exChina ETF는 액티브형이기 때문에 사이클 산업에서 수혜를 보는 종목에 대한 탄력적 비중 조절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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