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올해 투자 '패키지 기판'에 올인
IT용 의존도 줄이고 전장·서버 등 고부가 부품에 집중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0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삼성전기)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전기가 올해 자본적 투자(CAPEX)를 전년대비 축소할 방침이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반도체 기판) 투자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지만 컴포넌트 사업부(수동소자)와 광학솔루션 사업부(카메라‧통신모듈) 투자 규모는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높은 IT용 부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게 투자의 방향성이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전장용 부품 매출로 스마트폰, PC 등 IT용 부품 부진을 메웠다. 이에 올해는 전장‧서버‧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고성장 고부가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25일 진행된 2022년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사 투자 규모는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년대비 줄어들 전망"이라며 "고부가 반도체 기판은 글로벌 고객의 공급 확대 요청에 따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1조9684억원)과 영업이익(1012억원)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9%, 68% 줄어들었다. IT향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급이 부진해지면서 삼성전기의 주력 부문인 컴포넌트 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9% 줄었다. 같은 기간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도 계절적 요인에 따라 16% 감소했다. 그나마도 전장용 MLCC, 카메라모듈 매출이 일정 부분 방어한 결과다.


오는 1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도 IT용 부품 공급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만큼 세트업체의 수요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서버, 전장 등 고부가 고성능 부품을 중심으로 거래처를 늘려 업황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력 투자처인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투자는 '플립칩 볼그레이드어레이(FC-BGA)'를 중심으로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 FC-BGA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고성능 반도체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FC-BGA 생산을 위해 베트남과 부산 생산기지에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시장과 소통해 FC-BGA 등 차세대 고부가 제품 생산능력(CAPA)를 증설 중이기 때문에 관련 투자 축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MLCC와 카메라모듈 부문도 전장 제품군 위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는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30% 이상의 MLCC 부품이 필요하다. 레벨2 이상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기능을 탑재한 차량의 보급도 전년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살폈다. 전장용 MLCC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공정 고도화로 인포테인먼트(IVI), ADAS를 비롯해 고온, 고압에 견딜 수 있는 파워트레인용 상품군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며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전기차(EV), 유럽 부품 공급사(Tier-1) 등 거래선을 확보해 매출 성장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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