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연임 시대 저문다···금융지주 CEO 물갈이
잇따른 금융사고 책임론에 세대교체…'관치 논란'은 여전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빈대인 BNK금융 차기 회장. (사진=각사 제공)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됐다. 금융지주 수장들이 잇달아 교체되면서 '셀프 연임' 등 장기 집권 관행이 해소되고 세대교체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외압' 논란도 여전히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으로 빈대인 전 BNK부산은행장을 선정했다. 앞서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이 자녀와 관련된 부당내부거래 의혹 등으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금융관료 출신들이 하마평에 거론됐지만, 후임에 내부 출신이 기용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주요 금융지주사는 최고경영자(CEO) 물갈이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용퇴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회장직에 올랐다. 같은 달 NH농협금융에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회장으로 최종 낙점됐다.


이처럼 금융지주 수장들이 잇따라 교체되면서 금융당국이 현 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몇 년 동안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더불어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지주 회장이 3~4연임에 성공해 10년 가까이 금융그룹을 이끄는 관행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이석준 회장이 농협금융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잇따른 수장 낙마가 금융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꽂기 위한 것 아니냐는 외압 논란도 커졌다. 


그러나 이후에 진행된 회장 인선 과정에서는 낙하산 우려는 한층 꺾였다. 정은보 전 금감원장의 임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됐던 IBK기업은행장에는 내부 출신인 김성태 행장이 임명됐고, BNK금융 회장 후보군에서도 앞서 포함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됐던 관료 출신들이 제외되면서 '외압' 논란이 다소 가라앉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관치 논란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라임사태 중징계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압박성 발언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이어졌던 가운데, 농협금융에 이석준 회장 취임을 강행한 이후 외압과 관련한 비판적인 여론이 커지자 다소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금융권의 눈은 회장 선출을 남겨두고 있는 우리금융으로 쏠리고 있다. 손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사태 중징계를 받은 이후 약 2개월 간의 '장고' 끝에 회장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금융당국 수장들이 손 회장의 연임 도전에 불편한 기색을 적나라하게 내비쳤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 회장으로 외부 인물이 선임할 경우 외압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우리금융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내부 출신 5명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및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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