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현장분석
모빌리티·로봇·소프트웨어에 힘 쏟아야!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이동성 가미 된 VR, 우리 생활 바꿀 것"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5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팁을 주려고 1달러 짜리를 많이 바꿔갔는데 막상 가보니 호텔이나 바(Bar)에서 로봇이 사람 일을 대체하고 있어서 팁을 반도 못쓰고 왔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이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열리면서 겉으로는 특별한 혁신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동안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도 많았다.


딜사이트는 최근 CES 2023 현장에서 글로벌 IT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느끼고 온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을 만나 기존에 듣지 못했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 19일 다올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 연구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은 대부분 자율주행차를 떠올리는데 막상 그 시장은 크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시장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CES 2023에서는 자동차 이외에도 선박, 비행기, 포클레인, 덤프트럭을 비롯해 유모차까지 다양한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공개됐다. 기존에 전장부품 시장을 볼 때 자동차 시장만 봤지만 이번 CES 2023을 통해 자동차 시장 외에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는 변수가 많아 완전 자율주행이 쉽지 않지만 루트와 속도가 정해져 있는 비행기나 선박의 경우 자율주행의 실제 적용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장을 더해보니 자동차 시장과 맞먹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전문가들이나 시장에서 느끼는 것보다 전장 부품 관련 수요가 저평가됐다고 강조했다.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 전장 부품을 가져가고 있고 그러다보니 다시 한번 시장에 전장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와 전장 관련한 이슈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지난해 말 TSMC나 LG전자가 다른 사업군은 실적이 나빴는데 전장 사업부에서만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것도 수요가 많다는 증거"라면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도 지난해 엄청난 증설을 했다. 상반기 수요 줄면서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담당자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증설이 끝나고 100% 가동을 해도 숏티지가 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관련 분야도 이제는 실생활에 쓰일 만큼 기술이 많이 발전됐다는 평가다. 미국의 경우 집에 야외 수영장이 많아 수영장을 청소하는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는 상수도가 굉장히 커 로봇이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 내부를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수도관의 두께를 측정하거나 부식 등 파손 여부를 조사한다.


김 연구원은 "저녁에 술을 마시려고 바에 갔는데 로봇 바텐더가 술을 따라줘서 팁을 못 줬다. 호텔 체크인을 할 때도 무인으로 했고 음식도 우버 이츠로 시켜먹었다"면서 "과거 CES의 경우 한국에 비해 미국 기술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해는 우리나라보다 테크 발전 변화가 빠르고 이미 무인 택시도 운행되는 등 앞서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기존 하드웨어 위주의 전시를 이어가다 보니 혁신이 정체된 분위기가 컸고 흐름에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다. 해외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끊임없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전히 국내 기업은 하드웨어 기술 혁신에만 힘을 쏟는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5년 동안 테크 산업에서 제일 큰 화두가 소프트웨어 디파인이었다"면서 "예컨대 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50%, 서울데이터센터가 120%면 과거에는 서울에 하나 더 지었는데 이제는 부산과 서울의 서버를 소프트웨어로 하나처럼 가상으로 묶고 공유를 해서 가동률을 맞출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소프트웨어 디파인을 이용하면 기업의 케펙스를 줄일 수 있고 기존 하드웨어를 진일보시킬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면 차이를 잘 느낄 수 없는 LCD와 OLED의 기술 발전에만 과도하게 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CES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이 함께 선보인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를 체험해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번 CES 2023에서는 기업들이 자동차 소프트웨어에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가 오르막을 올라갈 경우 소프트웨어를 통해 앞바퀴 성능을 평소 80~90% 수준에서 100~110%로 높이고 뒷바퀴는 브레이크 관련 성능을 10% 올리는 식이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새로운 기능이 추가 돼 마치 새로운 폰처럼 되는데 자동차도 이제는 그런 시대가 왔다"면서 "하지만 국내 기업은 여전히 하드웨어 기술에만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향후 일본처럼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다"고 밝혔다.


자율주행도 소프트웨어에서 쓰이는 지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 운전과 오차범위를 10㎝ 내로 줄이고 등고가 나타나게 3D로 만들어야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이 늦고 있어 자율주행 시대가 해외에 비해 늦을 수 있다는 우려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애플카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애플 맵이 3D가 되고 가상현실(VR) 기능이 다 된다"면서 "이번 CES2023에서 모빌리티나 로봇틱스,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충격을 받았고 곧 이런 것들이 상용화되면 하드웨어의 숏티지도 다시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CES 2023에서 신제품 출시는 없었지만 곧 삼성, 애플, 소니, MS 등 주요 기업들이 VR 신제품을 올해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교육, 여행, 게임 등에서 VR이 과거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처럼 우리 삶의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기존에 나온 VR 헤드셋은 머리에 쓰면 앞을 볼 수 없었는데 올해 나오는 VR은 눈앞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앞을 볼 수 있다"면서 "VR에 이동성이 부여된다는 것은 이 시장이 새롭게 변화되는 것을 뜻하고 시장이 크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앞으로 VR을 끼고 돌아다니면서 포켓몬고와 같은 게임을 하면 실제 현실에서 포켓몬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여의도 한복판에서 배틀그라운드 게임도 할 수 있다"면서 "애플의 VR을 이용하면 3D 지도를 통해 한국에서도 미국의 국립공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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