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수조원 몰린 회사채 시장…'옥석가리기' 돌입
투자수요 약 8조5000억원 가운데 45%가 LG화학 한 곳에 쏠려…미매각도 속출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공모 회사채 시장이 이번 주에만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요가 몰리는 등 온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발행기업에 따라 온도 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발행기업의 신용등급, 산업 등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9개 기업에 몰린 매수자금은 총 8조5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수요예측 참여금액(8조3250억원)을 소폭 웃돌면서 '연초 효과'가 지속됐다.


다만 일주일간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 참여한 자금 중 45% 가량이 LG화학(AA+/안정적) 한 곳에 쏠렸다. LG화학은 지난 17일 40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 3조875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모은 바 있다. 이달 초 포스코가 기록한 수요예측 최대 참여금액(3조9700억원)에 필적하는 규모다.


LG화학 '착시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나머지 8개 기업이 총 4조6630억원의 매수자금을 받은 것으로, 개별 기업 평균적으로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몰린 셈이다. 새해 들어 2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조(兆) 단위 투자수요를 모은 것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신용등급 A등급 기업으로는 올해 처음 수요예측에 나선 효성화학(A/부정적)이 단 한 건의 매수주문을 받지 못한 데 이어 JTBC(BBB/안정적)도 350억원 모집 대비 투자수요가 140억원에 그치는 등 연이은 미매각 사태가 발생했다.


다만 A등급 발행사 중에서도 신세계푸드(A+/안정적)와 하나에프앤아이(A/안정적)는 각각 모집액 대비 3~7배를 웃도는 매수자금을 받으면서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AA급 발행기업과 같은 조 단위 투자수요를 받지는 못했지만, 신용등급 A급에서도 발행기업의 산업과 모그룹 지원여력 등에 따라 매수세가 선별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급에서도 투자수요가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났다. LG화학(AA+/안정적)을 비롯해 신세계(AA/안정적), SK가스(AA-/안정적) 등은 1조원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받아 연초효과 수혜를 이어갔다. 반면 호텔롯데(AA-/안정적), 롯데렌탈(AA-/안정적)은 각각 5390억원, 4280억원 등 반토막 난 매수자금을 받는 데 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회사채 발행시장은 연초효과를 이어가며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보니 신용등급별, 산업별로 차별적인 투자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초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롯데하이마트(AA-/부정적) ▲롯데쇼핑(AA-/안정적) ▲SK인천석유화학(A+/안정적) ▲코리아에너지터미널(AA-/안정적) 등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달 내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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