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인수 '목전' 한앤코, 새 펀드 닻 올릴까
내달 9일 항소심 선고...홍원식 회장 家 지분 인수시 3호펀드 80% 소진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지난 2019년 3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 소진을 눈앞에 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2년째 이어오고 있는 주식매매계약(SPA) 소송 항소심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앞으로 한 건의 투자가 더 진행되면 펀드는 전액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올해 4조원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4호 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9일 한앤코가 홍 회장을 상대로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라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 결과가 나온다. 지난 12일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 법원은 "원고 측이 이의를 제기했던 추가 증거의 합당성은 없다고 보는 게 훨씬 더 설득력 있다"며 홍 회장 측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사실상 한앤코의 승소를 선언한 것이다.


업계는 홍 회장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원이 신속히 사건을 종결시킬 만큼 홍 회장의 책임소재가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져 남양유업 지분을 3107억원에 인수할 경우 한앤코는 4년만에 3호 블라인드펀드를 80% 이상 소진하게 된다. 3호 펀드는 결성 이듬해인 2020년 SK에코프라임과 대한항공 기내식 및 면세점 사업을 인수한 이후 남양유업 사태를 겪으며 투자에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SKC에서 분사한 필름사업부 인수에 펀드 최대규모인 1조6000억원을 쏟아부으며 소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앤코는 올해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PE들은 일반적으로 펀드가 70%가량 소진되면 새 펀드 조성을 준비한다. 한앤코 4호 펀드의 경우 남양유업 소송 및 SKC 필름사업부 인수가 겹치며 결성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앤코의 신규 펀드 규모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앤코가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때마다 그 규모를 매번 늘려왔다는 점을 고려한 업계의 추정치다. 올해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금리인상 영향으로 출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앤코는 목표치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 한앤코는 유의미한 트랙레코드를 켜켜이 쌓으며 LP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SK디앤디, SK에코프라임, SK엔카, 대한항공 기내식·면세 서비스, HMM, 한진해운, SK 해운 등 굵직한 투자건들은 대부분 한앤코 작품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3호 펀드 소진으로 올해 새로운 투자 비히클 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LP들이 출자 금액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앤컴퍼니를 믿고 있는 출자자가 많기 때문에 펀드레이징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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