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회사채 발행금리 낮춘 비결은?
회사채 2년물 발행금리 4.0%…신용등급 1노치 높은 롯데제과보다 낮아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의 미원 브랜드 광고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청정원', '미원' 등으로 알려진 식품업체 대상㈜의 공모채 자금조달 전략이 빛났다. 회사채 발행규모를 조절하면서 신용등급이 1노치(notch) 높은 기업들보다 낮은 조달금리를 누리게 된 것이다. 모그룹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에 모집금액을 낮춘 선택이 발행금리를 큰 폭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전날 총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최종 발행했다. 당초 10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섰던 대상㈜은 발행에 앞서 이달 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6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두 배 가까운 금액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하면서다. 기존 계획 대비 2년물을 4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3년물을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렸다.


눈에 띄는 것은 대상㈜의 확정금리다. 2년물은 4.0%, 3년물은 4.178%에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대상㈜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이날 기준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신용등급 AA-의 등급민평금리 평균은 2년물 4.412%, 3년물 4.489% 수준이었다. 동일 등급의 회사채 대비 30~40bp(1bp=0.01%포인트) 가량씩 금리를 낮춘 셈이다.


실제로 같은 신용등급(AA-)을 보유한 CJ ENM도 2년물은 4.338%, 3년물은 4.447%로 민평금리 수준과 유사한 금리를 확정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2년물 4.410%, 3년물 4.457%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이들 모두 발행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10bp 미만으로 소폭 낮추는 데 그쳐, 대상㈜의 금리수준이 두드러지게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1notch 높은 롯데제과(AA/안정적)도 대상㈜의 금리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롯데제과도 최근 수요예측을 통해 1조6550억원 달하는 투자수요를 모아 발행액을 3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대상㈜과 만기구조가 겹치는 2년물·3년물에서 발행금리가 8~17bp 가량 높다.


롯데제과의 확정발행조건을 살펴보면 2년물에서 증액 없이 300억원을 4.079%로, 3년물에서 1000억원을 2500억원으로 증액해 4.293%로 발행을 확정지었다. 5년물은 증액없이 200억원을 4.351%로 발행한다. 롯데제과가 신용등급이 더 높고 매수주문도 두 배 넘게 받았지만 발행금리는 오히려 뒤쳐진 것이다.



유사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이 1500억~2000억원 수준의 발행에 나선 것과 달리, 대상㈜은 모집금액을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추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매수로 이어졌다.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가 경기침체 국면에서 부각된 측면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모집금액이 작을수록 기관투자가들의 경쟁도 높아지기 마련"이라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내수 식품산업은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상㈜은 이번 조달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이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제143-1회) 800억원을 갚고, 이달부터 3월에 걸쳐 만기가 도래하는 유산스(usance) 약 1100억원 규모를 상환한다. 대상㈜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4005억원 규모로 전년동기(9925억원) 대비 40% 넘게 확대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세를 고려해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다. 지난해 마곡연구소 신축과 에코밴스㈜ 지분인수 등 투자기조도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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