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GA자회사 설립 3수 도전 성공할까
2018년 오너리스크, 2022년 콜옵션 여파에 가로막혀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 빌딩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흥국생명의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 설립 계획이 올해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GA자회사 설립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인가를 신청했지만 콜옵션 사태 여파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2018년 무산 뒤 추진한 두 번째 도전이었지만 이마저도 불발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GA자회사 설립 계획을 올해로 연기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회사형 GA 설립 계획은 재무건전성 지표가 변수가 되고 있다.


◆자회사 설립 요건, 재무건전성 지표 변수


보험업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보험사가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이 전액 부실처리 되더라도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과  유동성비율이 각각 150%,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RBC비율은 지급여력금액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유동성비율은 유동성자산을 평균지급보험금을 나눈 값이다. 자회사 출자금액의 손실은 지급여력금액과 유동성자산 감소로 이어지고 RBC비율과 유동성비율을 낮추는 원인이 된다. 보험사가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출자금을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여유자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54.4%, 유동성비율은 111%였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100%를 겨우 충족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560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상환하면서 RBC비율과 유동성비율은 권고치를 밑돌게 됐다. 흥국생명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증자 규모는 500억원 감소한 2300억원으로 결정됐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채권금리 하락 등 영향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에 필요한 자금이 줄었기 때문에 유상증자 규모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된 이후 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금융당국 권고치를 소폭 상회하지만 자회사 설립을 추진할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콜옵션 상환 전 건전성 지표는 당국 권고치를 가까스로 충족하고 있었는데, 콜옵션 상환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무려 5600억원이고, 유상증자로 수혈된 자금은 230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자회사 설립 자금이 손실처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소폭 상회하는 만큼 자회사 출자금을 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생보업계 GA채널 판매 영향력 커져


흥국생명은 지난 2018년에도 GA자회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관련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며 무산된 바 있다.


GA자회사 설립을 처음 추진하던 2018년 당시 흥국생명은 업계 10위권의 대형 GA인 리치앤코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6.5%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GA자회사 설립을 앞두고 GA 업계의 특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흥국생명이 이처럼 GA자회사 설립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GA채널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연간 보험 신계약건수 가운데 GA채널을 통한 판매비중은 생명보험 40.4%, 손해보험 58.2%로 집계됐다. 2011년에는 생보 27.6%, 손보 51.7%였던 점을 놓고 보면 특히 생보업계에서 GA 채널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속 설계사조직을 통한 계약건수 비중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2011년 48.0%, 42.3%에서 2021년 26.5%, 30.9%로 각각 감소했다.


보험 판매의 중심 축이 전속 설계사 채널에서 GA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흥국생명이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GA자회사 설립에 공들이는 이유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직 연초인 만큼 올해 GA자회사 설립과 관련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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