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몰린 통신 3사 회사채…조달금리 '웃음꽃'
SKT·KT·LGU+, 회사채 수요예측 2조원 안팎 몰려 흥행…발행액 증액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새해 회사채 수요예측 첫 주자로 나섰던 KT가 반년 전보다 낮은 발행금리를 누리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들이 개별민평금리를 한참 밑도는 금리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연말·연초 회사채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투자수요를 끌어모으며 직접금융시장에서 뛰어난 자금동원력을 입증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AAA/안정적)는 이날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최종 발행한다.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지난 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조8850억원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확보, 발행액을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 결정을 내리면서다. 2년물에서 700억원, 3년물에서 1500억원, 5년물에서 800억원을 각각 발행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발행금리다. KT는 ▲2년물 3.847% ▲3년물 3.869% ▲5년물 3.971% 등 모든 회차에서 4%를 밑도는 금리로 발행을 확정했다. 이는 KT가 지난해 7월 초 발행 당시 3년물 4.191%, 5년물 4.188% 등 같은 만기구조에서 4%를 웃돌았던 것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다. 반년 사이 KT가 속한 신용등급 AAA의 등급민평금리는 3년물 기준 4.13%에서 4.80%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다. 동일 등급 대비 대폭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에 성공한 모습이다.


앞서 SK텔레콤(AAA/안정적)은 지난해 12월 초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1조9350억원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회사채 시장에서 연쇄적으로 미매각이 발생, 지난해 10월 말부터 한 달 넘게 발행시장이 '개점휴업'에 빠졌던 것을 고려하면 기록적인 흥행이었다. 당시 SK텔레콤은 발행시장에서 수개월간 자취를 감췄던 10년물도 포함해 완판시켰고, 흥행에 힘입어 전체 발행액도 3100억원으로 늘렸다.


LG유플러스(AA/안정적)도 이달 5일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2000억원 대비 3조260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새해 들어 2주 동안 총 12개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해 모두 흥행을 거뒀지만, 매수주문이 2조원 넘게 몰린 곳은 포스코를 제외하면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보면 연초자금이 몰리면서 지난해 연말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한 모든 기업이 대거 투자수요를 끌어모았지만, 발행을 검토하던 시점에서는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지난 연말 발행시장의 자금경색 우려를 극복한 SK텔레콤, 새해 첫 수요예측을 성공시킨 KT, 미매각 실패를 딛고 3개월 만에 대규모 매수주문을 모은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자금조달 흥행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도 통신업계는 채권시장에서 가장 선호받는 업종 중 하나다. 산업 사이클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은 크게 둔화됐지만, 안정적인 과점구조 속에서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산업의 특성상 신규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가 수요기반은 안정적이고, 경기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같은 이유로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일반 기업 가운데 SK텔레콤·KT 등 통신사 두 곳에만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통신 3사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SK텔레콤 3조8157억원, KT 4조2692억원, LG유플러스 4조3228억원 수준이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SK텔레콤 8815억원, KT 마이너스(-) 4267억원, LG유플러스 5550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부채비율(SK텔레콤 148.3%, KT 127.0%, LG유플러스 133.1%), 차입금의존도(SK텔레콤 36.2%, KT 28.5%, LG유플러스 34.5%) 등 주요 재무지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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