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KSS해운
사외이사 뜯어보니…S대·깐부·기독교
②역대 이사 상당수, 박 고문과 연결고리…견제기능 미작동 지적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12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KSS해운 이사회는 독립적 조직일까. 이 회사 창업주 박종규 고문이 퇴진 후에도 이사회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나 독립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더욱이 선임됐던 사외이사 상당수가 박 고문과 연결고리를 가진 서울대 출신 혹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이다. 경영 감시와 견제 기능이 훼손됐단 지적이 일각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KSS해운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200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12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를 졸업한 인사는 전체 60% 수준인 7명에 달한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사외이사로 근무한 고(故) 최재수 전 한국해양대 교수는 건국대를 졸업했지만, 석사 과정을 서울대에서 밟았다. 조영길 법무법인 I&S 대표변호사(2011~2020년)와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장(2013~2017년, 2021~2022년) ▲김성오 아이알씨 조사연구소 대표(2016~2022년)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2018~2021년) ▲고평석 엑셈 상무(2018년~) ▲정희선 법무법인 I&S 변호사(2021년~)도 모두 서울대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회사가 특정 대학교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박 고문이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만큼 '학연'이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박 고문과 공통분모를 가진 사외이사도 눈에 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KSS해운 사외이사를 역임한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4년부터 2년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박 고문이 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된 시기가 2004년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두 사람의 인연을 유추할 수 있다.


또 다른 교집합은 '바른경제동인회'(동인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상공인 모임으로 출발한 동인회는 박 고문이 1993년 올바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투명경제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만든 단체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KSS해운 사외이사를 지낸 하원만 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2004년 동인회 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당시 박 고문은 동인회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조영길 변호사 역시 KSS해운 사외이사와 동인회 이사를 겸직했다.


독실한 기독교인 박 고문의 종교적 성향도 이사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임장원 목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KSS해운의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임 목사 추천 이유에 대해 "윤리와 도덕성이 요구되는 해운산업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가 더욱 투명하고 건실하게 나아갈 수 있는 일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2013년부터 제주 방주교회에서 목사로 일했고, 지난해부터는 이든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박 고문은 2003년 은퇴한 이후 제주도로 내려갔고, 방주교회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임 목사의 선임 배경을 석연치 않게 보는 시선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KSS해운 사외이사를 역임했거나, 현재 재직 중인 이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KSS해운은 해운업계는 물론 경제계와 금융계, 법조계, 종교계, 노동계 등 각계 인사를 선임하며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박 고문과의 인연이 부각되면서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이 훼손됐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은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주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중요하다"며 "대주주가 사외이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다면 독립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SS해운 관계자는 "사회 다양성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선임한 것일 뿐, 고문과 이사들의 개인적인 관계는 회사 측이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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