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인베스트 M&A]
'유력 후보' 우리금융, 인수 시너지 효과는
③ 빅3 VC 도약, 해외 투자 역량 강화 등 거론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데다, 제시한 조건도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다올인베스트가 우리금융 품에 안길 경우 국내 '빅(BIG) 3' 벤처캐피탈 도약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을 다올인베스트의 원매자 중 가장 적합한 인수후보로 판단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조건에 큰 이견이 없을 경우 다올인베스트 지분 52%를 미래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인수자에게 넘기겠다는 의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를 인수할 경우 벤처펀드 운용자산(AUM)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늦게 벤처투자 부문에 뛰어드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작년 3분기 말 우리금융지주의 순자산은 약 31조원(연결기준)이다. 다올인베스트가 신규 펀드를 결성할 때 출자금을 댈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룹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단기간 내 덩치를 키운 신한벤처투자나 하나벤처스 같은 가파른 확장세를 기대해 봄직하다는 평가다.


신한벤처투자는 2020년 인수합병 후 운용자산 규모를 약 1조4000억원(PE 포함)까지 확대했다. 하나벤처스는 그룹 계열사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설립 4년여 만에 벤처펀드 운용자산 8000억원을 돌파했다. 2020년에는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금을 1000억원까지 확충했다. 최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공격적인 펀드레이징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도 DGB금융그룹 편입 후 펀드레이징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작년 말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운용사 출자금(GP커밋) 밑천을 마련했고, 지난해 두 개의 벤처펀드를 신규 결성했다.


다올인베스트는 5년여 전부터 운용자산 확대에 고삐를 죄어왔다. 2017년 6132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조원, 지난해 약 1조5000억원까지 외형을 확장했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뒷받침된다면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벤처펀드(PE 제외)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우리금융은 벤처투자에 관심을 보여왔다. 일례로 지난해 9월 2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투자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금을 댔고, 우리금융캐피탈이 펀드 운용을 맡았다. 향후 다올인베스트가 계열사로 합류하게 될 경우 그룹 내 벤처투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를 인수할 경우 해외 벤처투자 부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둔 다올인베스트와 '국내 스타트업 베트남 진출'을 돕고 있는 우리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융합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올인베스트는 국내 벤처캐피탈 최초로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다. 현재도 매년 운용자산의 40%가량을 해외 기업에 투자한다. 다른 운용사들의 해외 투자 비중이 10~20%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을 해외 시장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회수실적도 우수하다. 8배 이상 수익을 낸 '버클리라이츠(미국·세포치료 연구장비 양산)'와 3배 이상 수익을 거둔 'SMI(중국·반도체 제조)'가 대표적이다. 특히 버클리라이츠는 56억원을 투자해 459억원을 거둬들였는데, 멀티플(배수)뿐만 아니라 회수총액 규모도 커 투자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역량 강화와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앞서 에이젠글로벌, 인포플러스, 엘핀 등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에도 러닝포인트, 로봇리, 틸다 등 14개사를 선발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창규 다올인베스트 대표는 지난해 5월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해외 벤처투자를 가장 잘하는 운용사가 될 것"이라며 "2024년까지 벤처펀드 운용자산 2조원, 연간관리보수 160억원을 동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해외 투자 확대 의지와 신규 펀드 결성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올인베스트의 현재 운용자산은 약 1조5000억원, 연간관리보수는 100억원 안팎이다. 앞서 밝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연간 2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극도로 악화된 펀드레이징 여건을 감안하면 자금력이 풍부한 우리금융 계열사로 편입되는 게 목표 달성에 보탬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다올인베스트는 20여명의 심사역 가운데 절반가량이 10년 이상 투자 경력을 갖춘 시니어일 정도로 맨파워가 뛰어난 운용사"라며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 운용인력을 그대로 흡수해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연착륙과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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