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 라임사태 중징계 대응 '고심'
손태승 회장, 18일 임추위 앞두고 거취 표명 임박···금융당국 '용퇴 압박' 거세져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7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다음주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 발표가 예상되면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 표명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을 향한 금융당국의 용퇴 압박이 연일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라임사태 중징계에 대한 대응에 나설 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오는 18일 새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첫 회의를 연다. 이에 따라 손 회장도 임추위가 열리기 전까지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의 거취 표명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이사진들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법률 전문가로부터 행정소송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이와 관련한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임사태 중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 여부나 행정소송 여부 등과 관련해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그 사이 금융당국의 '용퇴 압박'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이사진들의 비공개 간담회 이후인 지난 5일 "손태승 회장이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이야기 없이 소송 이야기만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우리금융 이사회와 손 회장에 일침을 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손 회장이 라임사태와 관련한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우리금융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라임사태 관련 소송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금융 이사회가 여전히 외풍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말까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 위치를 점해 왔던 만큼 타 금융지주보다 외풍이 세다는 평가를 들어 왔다. 이후 예보가 보유한 지분이 민간주주들에게 매각되면서 우리금융은 2021년 12월 민영화에 성공했다. 과점주주들이 4%씩의 지분을 갖고, 이들이 사외이사를 한 명씩 추천해 이사회를 구성하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형태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외관상 완전민영화를 달성했지만 정부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아직까지 1.29%의 잔여지분을 가지고 있고,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블록딜 형식으로 지분을 매각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과점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에도 정부 영향력이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현재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우리금융 임추위는 위원장인 ▲장동우(IMM PE) 이사를 비롯해 ▲노성태(한화생명) ▲박상용(키움증권) ▲윤인섭(푸본현대생명)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신요환(유진PE) ▲송수영 이사 등 민간 출신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오는 18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롱리스트)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으로는 내부를 거친 인물 중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외부 출신 인사로는 관료 출신인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 수장들의 그간 입장 표명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관료 출신이 임명된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반면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명 이후 관치 금융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의식해 기업은행장의 사례처럼 내부 출신 인사를 선출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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