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케이프투자증권
이름값 못하는 중기특화證…실적 빨간불
①적자전환·재무건전성 악화 탓 신용 전망 '부정적'…신사업 하세월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케이프투자증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케이프투자증권이 적자 전환과 신용등급 전망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사업부서 폐지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금융(IB) 특화 증권사를 목표로 출범했으나 좀처럼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8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224억원)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2억원에서 4억원으로 97.6% 감소했다. 이마저도 부동산금융 자문 소송 관련 합의금(83억원)이 반영된 만큼, 사실상 순손실 상태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악화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최근 4년(2018~2022년)과 비교해 최저치인 209.7%까지 떨어졌다. 우발부채 규모가 900억원까지 늘어나는 동안 자기자본 규모는 2300~2500억에 머문 탓에 위험 익스포져 비율은 145.5%를 달성했다.


이익창출력과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전망도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케이프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최근 법인 영업과 리서치 부서를 폐지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 개선에 나섰음에도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대주주가 수차례 변경되면서 사업 기반 확대를 이루지 못한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LIG손해보험(현재 KB손해보험) 자회사로 설립됐다. 2015년 LIG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손자회사로 편입됐으나 이듬해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이니티움2016)에 인수됐다.


이후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투자(PI)에 뛰어드는 한편, 신기술사업금융업과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쳤다. A0(안정적)에 머물던 신용등급이 A-(안정적)으로 상향되고 지난해 4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내실 다지기보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본격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케이프투자증권이 투자한 주식·채권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2072억원으로 전년 동기(78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보유 채권에서 처분·평가 손실이 1708억원, 143억원 각각 발생한 탓이다.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당시에는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자료=영업보고서)

문제는 올해도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케이프투자증권의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히, 위기를 극복할 대체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신규지정된 뒤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 주력사업이 시장 영향을 크게 받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이뤄져 수익성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시장 분위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 신규 사업 진출에도 소극적이어서 당분간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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