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유석 금투협회장에 거는 기대
통섭의 리더십 속 운용업 발전 발판 마련을 염원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0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 6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된 서유석 회장. / 금융투자협회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운용업계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금융투자협회 회장직에 처음으로 운용사 출신이라고 일컬을 만한 인물이 앉게 되면서다. 지난달 제 6대 금투협 수장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CEO를 지낸 서유석 회장이 선출됐다. 


금투협의 주요 정회원사인 운용사는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자산운용협회(투신협회 시절 포함)라는 이름의 별도의 단체를 꾸리고 있었다. 협회는 운용사의 꽃인 펀드매니저 시험(투자자산운용사)을 주관하는가 하면, 업계 애로사항이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첨병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유관업종인 증권사(증권업협회)와 선물사(선물협회)와 한데 묶여 금투협에 흡수통합됐다.


금투협은 외관상 3개 단체가 결합돼 출범했지만 운영에 있어 증권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왔다. 증권사 CEO를 대표경력으로 내세운 금융인들이 주로 협회장을 맡아 왔다.


초대 수장인 황건호 전 회장은 메리츠증권 사장을 지냈다. 2대 회장인 박정수 전 회장은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대표를 지낸 경력을 앞세웠다. 4대인 권용원 전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키움증권을 9년간 이끌었다. 5대인 나재철 회장은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대신맨'이다. 3대인 황영기 전 회장 정도만이 증권, 운용, 금융지주 등 여러 업권을 거쳤다. 협회비 분담 비율에 따라 투표권에 차등을 두고 있다 보니 규모가 큰 증권사 쪽 인물이 주로 뽑혔던 것이다.


이들의 뒤를 잇게 된 서유석 회장은 신탁사, 증권사, 운용사에서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운용사 출신'으로 불렸다. 서 회장이 거쳐온 3개 회사(대한투자신탁‧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운용) 가운데 CEO로는 가장 오랜 시간을 미래에셋운용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에 합병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시절까지 포함하면 장장 11년(2010년~ 2021년)을 대표로 지냈다. 자산운용협회 재분리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올 만큼 소외감을 느꼈던 운용업계에서 서 회장의 당선 소식에 반색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서 회장이 당선 소감에서 밝힌 대로 자본시장 플레이어 전체를 아우르는 통섭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선은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부동산PF 익스포저 증가로 시름하고 있는 증권사 지원에 팔을 걷어붙여야 할 테다. 


급한불이 어느 정도 꺼졌다면 그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ETF(상장지수펀드) 상장절차 개선, 국내 운용사의 해외 투자기회 확대 등에 힘써야 한다. 국내 운용업 발전에 한 획을 그은 금융인으로 후대에 기록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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