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현대엔지니어링
신사업 과도기…폐기물업 확대 지지부진
②KG ETS 인수전 참여 무산, 경기 침체에 투자활동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경영 기조의 확산에 발맞춰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이어지며 투자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다. 재빠른 신사업 진출을 위해선 적절한 인수·합병(M&A) 등이 필요하지만 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지난해 대비 저조해지며 회사의 신사업 확대가 부진하다는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MMR사업 '순항'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 중인 신사업은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MMR) ▲자체전력 생산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사업 등 총 6가지다. 특히 MMR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원자력 시공분야 인증을 취득했다. ASME의 원자력 기술 인중은 원자력 보일러 및 압력용기, 배관의 제작, 설치 등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기술인증을 제공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ASME의 기술인증을 획득하면서 초소형모듈원자로 사업과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적용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를 기점으로 지난해 6월엔 캐나다 척리버 원자력 연구소 부지에 5MW급 MMR 플랜트에 대한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엔 소형모듈원전 전문 기업 미국 USNC와 고출력 다목적 모듈원전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을 체결했다.


자체전력 생산사업에선 2021년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공사를 마무리하며 설비 역량을 입증했다. 이 사업은 총 99MW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 최대 2만6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6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태양광발전소 외에도 풍력발전, 지열발전, 바이오 연료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자체전력 생산을 위해 다양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2021년 말엔 자원순환 전문기업 GT와 함께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10㎾급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를 완공했고 올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발전과 정유 등 플랜트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폐기물처리업 진출 난항


MMR과 자체전력 생산사업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했지만 폐기물처리업은 건설사 중 후발주자로 참여한 탓인지 시장 진출에 더딘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2월 마무리한 KG ETS의 환경사업부문 M&A다.


2021년 9월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KG ETS 환경사업부문의 경영권 매각은 5400억원에 사모펀드 E&F 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시장에선 유이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인수 의사를 내비친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의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당시 플랜트 공사·엔지니어링, 환경시설물 공사 등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해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IPO 추진이 유력한 상황에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서라도 KG ETS M&A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매각가와 매도인 측에 대한 불신 등을 이유로 두 업체의 KG ETS 인수전 참여는 무산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수 철회 직후 IPO 역시 무산되면서 폐기물 사업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주식 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펀드들도 신규 투자를 진행할 여력이 없었다"며 "이후 금리 인상 등 투자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소극적인 투자는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회사의 연결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4970억원으로 전년동기(1844억원) 대비 169.5% 증가했다. 폐기물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3분기 -1조1824억원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투자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게 정상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초 IPO를 철회하고 CEO를 교체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며 "과감한 투자가 어려운 시장 환경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소극적인 투자활동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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