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수요예측 KT·이마트, 조단위 자금 몰려
회사채 투자수요 회복…밴드 최하단 밑도는 금리로 모집액 채워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셔터스톡)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새해 회사채 시장에서 첫 수요예측 주자로 나선 KT와 이마트가 나란히 조(兆) 단위 투자수요를 모았다.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집행이 재개하는 '연초효과'가 확인되면서 이달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AAA/안정적)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조885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모집액 대비 무려 19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린 셈이다. 트렌치(trenche)를 ▲2년물 4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구성한 KT는 2년물에서 4850억원, 3년물에서 1조5550억원, 5년물에서 8450억원의 매수주문을 각각 받았다. 


같은날 2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나선 이마트(AA/안정적)도 1조17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마트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나서 2년물에서 3700억원, 3년물에서 80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두 회사는 넘치는 매수주문을 토대로 발행금리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희망금리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한 KT는 2년물 -50bp, 3년물 -70bp, 5년물 -100bp에서 각각 모집액을 채웠다. 이마트도 개별민평 대비 -30 ~ +50bp를 가산해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는데, 2년물(-40bp)과 3년물(-43bp) 모두 밴드 최하단을 밑도는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KT는 최대 3000억원, 이마트는 최대 4000억원까지 발행액 증액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집행을 재개하는 '연초효과'가 나타나면서 투자자금이 몰렸다"면서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한 KT,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 모두 기관투자가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IB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시장 중론"이라며 "국고채와 회사채 전반의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투심도 회복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갔던 회사채 시장은 11월 말과 12월 초에 걸쳐 발행에 나선 하이투자증권, SK㈜, SK텔레콤이 모두 뭉칫돈을 확보하면서 온기가 감지된 바 있다. 새해 첫 수요예측 주자로 나선 KT와 이마트까지 동시에 수요예측 흥행을 기록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온기가 우량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흐름이다.


연초효과가 확인되면서 이달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들도 자금조달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당장 포스코(AA+/안정적)와 연합자산관리(AA/안정적)가 5일 각각 3500억원, 7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포스코는 최대 7000억원, 연합자산관리는 1000억원까지 증액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LG유플러스를 비롯해 CJ ENM, 롯데제과, 신세계, LG화학, 현대제철 등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