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회사채 발행 러시…"연초효과 기대"
KT·이마트 시작, AAA·AA급 줄줄이 발행…A급 온기는 '아직'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0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셔터스톡)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이달 KT와 이마트를 필두로 포스코, 현대제철, LG화학, 신세계 등 신용등급 우량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몸을 사렸던 기업들이 연초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집행이 재개되는 '연초효과'를 노리고 적극 자금조달을 추진하면서다. 올해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할 전망이지만, 최종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채권 투자수요도 되살아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AAA/안정적)와 이마트(AA/안정적)는 이달 4일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 주자로 나선다. 총 15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는 KT는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모집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주관업무는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마트도 2000억원 발행에 착수해 최대 4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3곳이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았다.


5일에는 포스코(AA+/안정적)와 연합자산관리(AA/안정적)과 각각 3500억원, 700억원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LG유플러스(AA/안정적) ▲CJ ENM ▲롯데제과(AA/안정적) ▲신세계(AA/안정적) ▲LG화학(AA+/안정적) ▲현대제철(AA/안정적) 등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도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금리인상이 거듭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자금경색이 심해지자 자금조달 계획을 미뤄둔 기업들이 올 초 들어 회사채 시장을 찾아 경쟁적으로 자금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통상 1~2월은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집행을 재개해 시장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연초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등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흐름이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통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이날 기준 5.262%를 기록, 지난해 10월 고점(5.736%)을 찍고 47.4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BBB- 회사채 금리는 같은기간 11.591%에서 11.201%로 39bp 빠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말과 12월초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하이투자증권과 SK㈜, SK텔레콤 등은 모두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매수주문을 받으며 흥행을 거뒀다. 특히 SK텔레콤은 수 개월간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10년물 발행에도 성공하면서 장기물 수요까지 확인한 바 있다.


다만 이달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신용등급 AA급 이상으로, A급 이하 비우량기업까지 온기가 확산하기에는 다소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신용등급 A급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면서 사전 태핑(수요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A급에 대해서는 투자수요가 발생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판단해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단기금융시장의 어려움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다 보니, 당분간 AA급 이상 우량기업의 회사채 위주로 시장에서 소화한 뒤 2분기쯤 돼야 A급 회사채에도 투자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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