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사 인수설 유안타에 '불똥'…왜?
증권업황 침체에 인수 필요성 맞물려…우리금융·유안타 "사실무근" 부인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7일 14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딜사이트 강지수, 김건우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숙원 사업인 증권사 인수 추진 불똥이 유안타증권으로 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매각설이 있을 때마다 여러차례 인수 유력 주체로 거론돼 왔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NH농협금융에 국내 1위였던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 현재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올해 금리인상 및 증시침체의 직격탄을 받으며 실적 악화가 크게 부각돼 매각설이 불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유안타증권과 우리금융에 대해 매각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유안타증권은 매각설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유안타증권은 "대만 본사측에서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며, 사실무근의 소문이 도는 것에 상당히 불쾌하다는 입장"이라며 "누군가 불순한 의도로 매각설을 유포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도 유안타증권 인수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유안타증권과 공식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유안타증권 매각설이 화제가 된 것은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2% 감소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급감은 둘째치더라도, 나름의 경쟁측면으로 대두된 투자은행(IB) 영업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냈다.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유안타증권의 누적된 금융상품 자기매매 평가손실 규모는 2442억원에 달한다. 업황 개선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만큼 내년 만기도래에 따른 처분손실 전환 및 평가손실의 확대 등이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경색 심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도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를 매각할 경우 그나마 내년 초 정도가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시기라는 시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유안타증권 본사.

우리금융은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을 위해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비은행 순익이 절반 수준인 타 금융지주에 비해 무척 높다.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할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우리금융은 올해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차례 증권사 인수를 1순위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몸값이 낮아진 만큼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매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사 업무를 영위하는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우리금융은 가급적이면 자본을 확충해 중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올해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기업대출 증가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 보통주 자본비율이 하락하는 등 인수 여력이 낮아진 점도 증권사 인수가 미뤄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3분기 말 우리금융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10.9%로 규제비율(7.0%)은 상회하지만 M&A를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필요시 자본확충을 연계해서라도 증권사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반적인 인수합병(M&A)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와 관련, "중소형사의 경우 자본비율이 크게 소요가 안 될 것으로 본다"면서 "중형 증권사의 경우는 자본 소요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자본확충을 연계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가 어려워질 경우 벤처캐피탈(VC)을 먼저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벤처캐피탈 인수의 경우 증권사에 비해 자본확충 부담이 적다. 최근 매물로 나온 다올인베스트먼트에 눈독을 들이며 인수 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우리금융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와 관련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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