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카뱅 품고 미래에셋과 몸집 경쟁
유상증자·배당 자기자본 확대…종합투자계좌(IMA) 진출, 발행어음 확대 전망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이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흡수하면서 몸집이 크게 커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분매입을 위해 약 3조4000억원을 투입한 대신 계열회사의 유상증자·배당 등을 통해 약 2조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효과로 자기자본이 6조원에서 8조원대로 늘어나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과 필적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으로 발행어음 한도 확대와 함께 종합투자계좌(IMA) 시장 진입도 예상된다.


◆ 그룹 내 카카오뱅크 지분 '교통정리'…한투 자체 자금 1.4조 투입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계열회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총 27.18%를 매입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매입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동일인 한도초과보유 승인'을 신청한 상태였는데, 금융위원회가 지난 21일 이를 의결한 데 따른 절차다. 취득 주식 수는 총 1억1048만4081주로, 한국투자증권의 매입금액은 약 3조4132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뱅크 앱을 통한 국내 주식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카카오뱅크와의 사업 협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을 첫 증권사로 앞세우면서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투자증권 대신 카카오뱅크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4.0%),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18%) 등 계열회사가 보유하고 있었던 까닭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17년 채권매매 수익률 담합 사건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5년간 대주주 자격 제한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대주주 자격 제한이 풀리면서 다시 카카오뱅크 지분 '교통정리'에 나선 셈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측은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매입은 그룹 내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소유 구조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매입 금액 총 3조4132억원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자체보유자금으로 짊어지게 되는 규모는 1조4000억원 안팎이다.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가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내년 3월 중 1조7000억원 안팎의 배당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힌 상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인수와 관련해 쟁점은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계열회사로 흘러간 지분거래 자금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충당되는지, 외부로 쓰이는지 여부였다"면서 "유상증자와 배당 등을 통해 대부분 한국투자증권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증가,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상증자·배당 등 자기자본 확충…IMA 진입, 발행어음 한도 확대 전망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6조2654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지분거래에 따른 자기자본의 변화는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유상증자(3000억원)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배당(약 1조7000억원)이 이뤄진 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8조3000억원 안팎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증권(9조380억원)을 바짝 추격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에게 허용되는 IMA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현재 자기자본 8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한데, 아직 IMA 사업과 관련해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미래에셋증권도 실질적인 IMA 사업에 나서지 못한 상태다.


발행어음 한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사업인가를 받아 발행·판매하는 단기금융상품으로, 별도기준 자기자본의 200% 한도까지 발행할 수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1조9501억원 규모로, 발행어음 한도(12조5308억원) 대비 95% 수준까지 꽉 채워 발행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8조3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나면 발행어음 한도도 16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해 자금조달 여력이 확대된다.


순자본비율 증가 등 자본적정성 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순자본비율은 올 3분기 말 1836.9%에서 인수 이후 2060.8%로 개선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기필 나신평 실장은 " 비우호적 산업환경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 부동산 경기저하에 연계된 우발부채 현실화와 관련 자산 건전성 저하가능성 등 부담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이번 자본증가 효과로 한국투자증권은 우수한 수준의 자본적정성 지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인수개요.(자료=팍스넷뉴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