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조선해양, '주인 없는 회사' 오명 씻을 때
한화그룹 2조원 출자···선박 제조 유동성 확보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7일 08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지난 2017년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금융출입이었던 기자도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한 금융권의 고통 분담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채권은행의 "추가 지원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결정이다. 과연 옳은 지원인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5년 뒤 대우조선해양은 새 주인을 맞았다. 한화그룹이 부실의 온상인 대우조선해양을 사겠다며 손을 든 것이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인수를 타진했기 때문에 '재수' 끝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20여년간 주인 없는 회사로 부침이란 부침은 다 겪었다. 분식회계 사태가 대표적이다. 정상화는 지연되고 채권단의 '밑빠진 독에 물 붓기'만 지속되는 꼴이라 공분이 상당했다. 공적자금 투입이 없었다면 대우조선해양은 일찌감치 공중분해됐을 것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으로부터 2조원을 지원받는다. 지난 3분기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총부채는 11조6000억원에 달했다. 자기자본 9000억원의 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재무구조다. 2조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마저 없었다면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유동성 부채만 10조원인 상황에서 2조원만으로 모든 부실을 털어내지 못한다. 다만 배를 만들 여력을 확보했단 점에서 긍정적이다. 조선업의 대금회수 조건은 헤비 테일(Heavy Tail) 방식이 대부분이다. 선박을 수주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잔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배를 만들려면 우선 현금이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천연액화가스 운반선(LNGC), 중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을 대거 수주했다. 선가도 올라 내년 실적 회복에 청신호도 켜졌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저선가 물량 소진 속도를 고려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채권단 도움없이 생존할 수 없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만나 날갯짓을 시작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터를 잡은 거제도의 주민들은 오랜 기간 이를 바랬다.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생계가 무너져 시름을 앓아왔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주인 없는 회사' 오명을 씻고 힘찬 재도약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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